롯데, 홈플러스 이어 신세계도 오픈마켓 시장 진출
상품 경쟁력 확보 및 기존 온라인 고객 기반 확장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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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김한나 기자] 롯데와 홈플러스, 신세계 SSG닷컴 등 유통 대기업들이 개방형 전자상거래 서비스인 '오픈마켓' 진출에 나서고 있다. 유통 업체들이 e커머스 시장 지배력 확장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통합몰 SSG닷컴은 오는 20일부터 오픈마켓을 시범 운영한다. 오픈마켓은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는 시장이다. 일반 판매자가 직접 입점해 상품을 등록하고 판매하기 때문에 취급하는 상품 수와 거래액 확대, 수수료 수익 창출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SG닷컴은 1일 온라인 편집숍 '더블유컨셉코리아'(W컨셉)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SSG닷컴은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아이에스이커머스가 각각 보유한 W컨셉의 지분 전량을 인수할 계획이다. 거래금액은 2000억원대 중후반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는 SSG닷컴이 오픈마켓 전환과 함께 약점으로 꼽힌 패션 상품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SSG닷컴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거쳐 W컨셉을 공식 편입할 예정이다. 인수 후 기존 전문 인력을 승계하는 등 플랫폼을 이원화 해 별도로 운영한다. 향후 체계적인 물류시스템을 접목해 배송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검토하고, 입점 브랜드들이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오프라인 채널에도 선보일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도 추진한다.

SSG닷컴 관계자는 “오픈마켓 서비스 도입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상품 경쟁력 확보”라며 “취급 상품 종류가 많아야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산지에서 셀러가 직접 배송하는 오픈마켓 형태의 셀러샵을 열었다. 초기 입점 셀러샵은 16개 정도였지만, 현재 확대·개편돼 총 45개로 확대됐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월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을 출범시키면서 오픈마켓 서비스를 도입했다. 쿠팡도 오픈마켓 서비스에 입점한 판매자에게 일정 수수료를 받고 로켓배송을 해주는 ‘로켓제휴’ 서비스를 내놓았다.

또 G마켓와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 티몬, 위메프 등 대부분의 경쟁 e커머스들이 오픈마켓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 e커머스 시장 규모는 전세계 4위 수준으로, 2020년 거래액 기준 16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네이버와 쿠팡이 각각 17%, 1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이베이코리아가 12%로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들의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네이버가 30조원, 쿠팡 22조원, 이베이코리아 20조원 등이다. 이어 11번가(10조원), 롯데온(7조6000억원), 위메프(7조원), SSG닷컴(3조9000억원) 등의 순이다. 

e커머스 시장은 올해 187조원으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됐고, 인터넷 활용률이 높아지면서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오픈마켓으로 인한 품질 하락 우려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의 경우 수많은 판매자로 인해 제품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가품 판매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픈마켓 전환에 있어 플랫폼 규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플랫폼 기업의 금지 행위 규정) 제정에 이어 플랫폼 사업자의 법적 책임을 확대하는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개정안도 내놓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몸집 키우기가 필수지만 자체 직매입 상품과의 경쟁 구도나 플랫폼 규제 등의 어려움도 산적해 있다”면서 “투자만큼의 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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