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신도 설득해달라" 종교계에 당부… CDC 국장 “겁난다”

세계 곳곳에서 4차 대유행 조짐이 나타나며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사진=연합뉴스)
세계 곳곳에서 4차 대유행 조짐이 나타나며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이규복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백신 공급으로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눈앞에 온듯했지만 세계 곳곳에서 4차 대유행 조짐이 나타나며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는 오는 3일부터 한 달 동안 다시 전국을 봉쇄하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TV로 생중계한 대국민 담화에서 "지금 대처하지 않으면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프랑스가 지난해 3월, 10월에 이어 세 번째로 전국 단위 이동제한령을 내린 것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12월 백신 접종을 시작한 프랑스에서는 인구 6천500만명의 12%에 달하는 800만명 이상이 백신 1회 접종을 마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만명씩 쏟아져 나오면서 의료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독일에서도 변이바이러스가 주도하는 3차 확산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달 31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2만4천300명, 하루 사망자는 201명을 기록했다. 신규확진자 중 영국발 변이바이러스 B117 감염 비중은 지난달 28일 기준 88%에 달했다.

터키는 연일 신규 확진자 수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지난 1일 터키의 신규 확진자 수는 3만9302명으로 전날 기록된 역대 최대치 3만7303명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이에 터키 정부는 이번 주부터 주말 봉쇄 조치를 재도입하고 라마단(이슬람교 금식성월·4월 13일∼5월 12일)기간 식당에 배달 영업만 허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백신 접종을 시작해 이후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감소하던 미국 역시 최근 들어 확산세가 다시 심상찮다.

지난달 30일 CNN방송은 최근 1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6만5700명으로 1주일 전보다 2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자체 집계를 토대로 1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감염자가 약 한 달 만에 처음으로 6만3천명을 넘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브라질에선 확산세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브라질 보건부ㅢ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코로나19 하루 사망자는 3869명으로, 전날 기록 3780명을 넘어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5일 10만명에 육박한 후 주말 동안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30일 8만명대를 기록하며 또 급증세로 돌아섰다.

브라질 보건부와 연계된 의학연구기관 '오스바우두 크루스 재단'은 지난달 31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공립병원 중환자실 병상 부족 사태가 극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질에 이어 전세계 누적 확진자 3위 국가인 인도 역시 확산세가 다시 격화하는 추세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지난 1일 전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222만1665명으로 전날보다 7만233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7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밖에 폴란드 3만2874명, 헝가리 6700명, 파키스탄 4757명 등 대륙을 막론하고 하루 확진자 수 사상 최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공립병원 중환자실 병상 부족 사태가 극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사진=연합뉴스)
브라질 공립병원 중환자실 병상 부족 사태가 극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사진=연합뉴스)

 

상황이 심각해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종교계와 지역사회에 협조를 당부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종교 및 지역사회 지도자 1000여명이 동참한 화상회의에서 "사람들은 대통령인 내 말보다 여러분의 말을 들을 것"이라면서 "모두가 순서가 왔을 때 백신을 맞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사람들에게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지금 내가 걱정하는 것은, 과학자들이 말하기를 사람들이 여행에, 많이들 모이는 것에 너무 무신경하다고 한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두기를 하지 않으며 손을 씻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관리국(CDC) 국장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지난 한 주간 우리가 본 것은 코로나19 감염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사례”라며 “임박한 종말에 대한 되풀이되는 느낌에 당장은 두렵다”고 강조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CDC 국장으로서가 아니라 아내로서, 엄마로서, 딸로서 당부한다. 제발 그저 조금만 더 오래 버텨 달라”고 부탁했다.

미국 내 봄방학 기간이 겹치면서 플로리다와 같이 유명한 휴양지에는 대학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아시시 자 브라운대 공중보건대학원 학장은 “많은 확산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그들이 긴장을 풀고 돌아다니면서 감염되고 있는 그룹”이라고 비판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 역시 CBS방송에 출연해 근심 없이 술 마시고 즐기는 젊은이들, 방역수칙을 폐지하는 주들이 미국을 후퇴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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