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본격 개막...이사회 규모 커지고 권한 강화
친환경, 저탄소 기반의 ESG 활동 확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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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김한나 기자] 올해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의 ‘ESG 경영’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이제 기업은 이윤만 추구해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들이 올해 주총에서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이사회에 ESG를 담당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이는 ESG가 경영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를 통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이사회 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 위원회로 바꿔 ESG 관련 역할을 맡겼다. 현대차그룹계열사인 기아와 현대모비스 역시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만들었다. ESG 경영 이슈에 대한 신속한 의사 결정 기반을 마련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ESG 위원회 역할을 대신하는 지속가능경영 협의회를 최고재무책임자(CFO) 주관으로 격상했다. 또 각각의 사업부에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을 설치했다. 삼성물산은 이사회 거버넌스위원회를 ESG 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LG그룹은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두고 ESG 경영의 최고 심의 기구로 운영하기로 했으며,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에 모두 ESG 위원회를 만들 예정이다. 

㈜한화도 ESG 가치 창출을 위해 이사회에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이밖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포스코 등도 ESG 위원회를 만들었다. 가장 먼저 ESG를 경영에 도입한 SK그룹은 지주회사인 SK㈜가 이사회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면서 대표이사 평가 권한까지 부여했다.

이밖에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비롯한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사들이 ESG위원회를 만들거나 ESG 강화 방침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를 뜻한다. 기업의 경영 성과나 재무제표 등이 아닌 다른 요소도 투자 시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재계에서는 ESG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보고 있다. 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ESG 위원회 설치에 나서는 것은 기업 이미지 제고 뿐만 아니라 투자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산 운용사들이 ESG에 기반한 투자 원칙을 잇달아 발표한 만큼 해외 매출 비율이 높은 국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ESG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ESG현황을 살펴보면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ESG 관련 투자가 8년새 3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전세계 ESG 투자자산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40조5000억달러로 2012년 13조3000억 대비 3배 증가했다.

전 세계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주요국의 탄소중립 선언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친환경, 저탄소 기반의 ESG경영도 확대되는 추세다. 현대차는 오는 2040년까지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종을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 2030'을 선언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되는 탄소를 2017년 대비 50%로 줄인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SK는 국내 기업 최초로 'RE100'에 가입했다. RE100은 '재생에너지 100%'의 약자로,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뜻이다.

이러한 ESG 열풍과 관련해 송재형 전경련 ESG TF 팀장은 "기업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ESG 경영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면서 "ESG와 관련한 기술 개발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비용이 수반되는데 지속적인 정부의 관심과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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