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매출 10조·항공우주 Top20…중장기 비전 공개
2025년까지 2.2조원 투자 계획
UAM·우주 발사체 등 5대 미래사업 육성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항공우주산업 발전 방향 및 비전'을 발표했다.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항공우주산업 발전 방향 및 비전'을 발표했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대한민국에서 UAM을 제일 잘하는 업체는 KAI다. 2030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제1의 항공우주 기업이 되겠다"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도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AI의 중장기 발전방향과 비전을 제시했다. 안 사장은 이 자리에서 차세대 주력 신사업 발굴을 통해 전 세계 20위권의 항공우주종합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안 사장이 기자 간담회를 가진 건 지난 2019년 9월 취임한 후 처음이다.

KAI는 이를 위해 연간 매출 3조원 박스권을 탈피하고 5조원으로 확대하며, 주력사업의 경쟁력 강화로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해 18조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25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유무인 복합 체계 △위성·우주발사체 △항공방산 전자 △시뮬레이션·소프트웨어 등을 5대 중점 신사업으로 꼽았다.

안 사장은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UAM 사업에 대해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 사장은 "UAM의 핵심은 수직이착륙, 자율이착륙인데 헬기를 개발한 KAI는 이 같은 역량을 이미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AI는 국내 유수 대기업들이 UAM 관련 청사진을 내놓고 있지만 UAM에 대한 핵심역량을 이미 보유한 상황에서 앞으로는 함께 할 파트너를 모색하는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어떤 기업과 손을 잡고 향후 UAM 시장을 이끌어 나갈지에 대해서는 모색 중이다. 안 사장은 “앞으로 여러 형태의 UAM이 나올 텐데 현재 고민은 누가 가장 싸게, 품질을 좋게 만들어서 표준을 제시할 수 있는지다”며 “결국 표준을 주도할 어떤 컨소시엄에 우리가 붙을거냐, 이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유수의 기업과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있는 단계이며 일정한 시점이 되면 발표가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AI는 2025년까지 UAM 기술 관련 핵심기술을 추가 확보해 2029년까지 자체 실증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KAI의 청사진도 소개됐다. 안 사장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향후 우주사업에서의 부가가치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안 사장은 "우주산업은 과실을 거두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기에 투자를 열심히 하는 동시에 차분하게 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성이 있는 중대형위성은 수출하는 것이 목표로, 특히 동남아시아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며 "중대형위성과 달리 제조분야에서 돈이 안 되는 초소형위성의 경우 날씨 예측 등 위성을 통한 서비스 제공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AI는 5~7월 중 관련 MOU를 발표할 계획이다.

고정익·회전익·완제기수출 등 군수사업에서는 성능개량 및 원가혁신으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항공기 정비(MRO) 등 민수사업에서는 전략적 협력 및 다변화로 사업구조를 재편한다. 이 두 사업을 통해 7조원 규모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지난 2년간 실적이 없는 완제기 수출은 구매·제조 혁신 으로 원가를 30% 절감해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안 사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동남아, 남미 등에 수출하던 물량이 전부 감축됐다"며 "최근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태국, 콜롬비아, 말레이시아 등 공을 들였던 국가에서 완제기 수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MRO 분야에서는 자회사인 한국항공서비스(KAEMS)의 품목 다양화와 고부가가치화 전략을 추진한다. 2023년 흑자 전환하고 매출을 2025년 2000억원, 2030년 1조원대로 키울 계획이다.

KAI는 또 2025년까지 2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재원을 마련해 1조원은 신기술 개발 등 R&D에 집중한다.

전세계적으로 부는 친환경 트렌드에 맞게 ESG 채권발행으로 관련 연구개발이나 투자를 늘려갈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정호 상무는 " KAI는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자산운용회사인 블랙록과 국내 연기금 등도 ESG 경영을 하지 않는 기업에는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기조이기에 우리 역시 이에 맞게 ESG 채권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KAI는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하는 등의 객관적 평가 지표도 갖추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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