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품귀현상…수급 불안정 지적도
이부프로펜 계열, 소염작용 있어 부작용 문제 우려

(사진-한국존슨앤존슨)
(사진-한국존슨앤존슨)

[일요경제 김한나 기자] 방역당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발열 증세가 있으면 '타이레놀을 복용해도 된다'고 언급한데 대해 대한약사회가 특정 상표를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권고했다.

약사회는 6일 방역당국이 정책 브리핑 등 공식 발표에서 특정 제품을 언급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반드시 일반명인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안내하라고 촉구했다.

타이레놀은 다국적 제약사 얀센이 파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제의 상표명이다. 약사회에 따르면 국내에도 한미약품 써스펜이알, 부광약품 타세놀이알, 종근당 펜잘이알 등 아세트아미노펜 의약품이 있다.

실제로 정부 발표 이후 약국에서는 타이레놀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약사 A씨는 "일반약과 전문약의 수급 불안정이 계속되면서 타이레놀만 해도 최근 다시 품절을 겪고 있다"며 "약국에서 약을 구하지 못하다 보니 손님들의 클레임도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동일한 의약품을 제공해도 소비자가 찾는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안해할 우려가 크다는 게 약사회 설명이다. 약사회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관련 방역당국의 공식 발표에 대해 해열제 상표명 언급에 주의가 필요하며 의약품 품귀 현상 등 사회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이모세 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장은 "백신 접종에 따라 일부 사례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을 대비해 다양한 회사의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다른 증상, 질병 등으로 복용하는 약이 있으면 반드시 약국에서 약사와 상담한 후 해열제를 구매해 동일 성분·동일 효능의 의약품을 과다 복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약사회 관계자도 "타이레놀과 동일 성분‧함량‧제형의 의약품으로 국내 제약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약들이 시중에 다양하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연히 타이레놀을 적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부가 나서서 특정 회사 제품을 언급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문제제기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실제 정부가 특정 상품명을 언급할 경우 해당 제품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일어나는 혼란이 발생할 우려도 나온다.

앞서 질병당국은 "백신 접종 후 37.5도 정도의 미열이 있다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며, 발열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있을 때 타이레놀 복용이 도움이 된다"면서 "복용 2~3일 내에도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코로나19 관련 이전 브리핑에서도 “백신 접종 후 통증이 발생하면 타이레놀 등 진통제를 복용하라”고 수차례 권고하기도 했다.

당국이 수많은 해열진통제 가운데 유독 ‘타이레놀’을 거론한 것은 타이레놀의 이부프로펜 계열의 소염작용 때문으로 추정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부프로펜 계열 진통제가 코로나 백신의 면역 물질 생성을 억제하고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면서 백신 접종 후 애드빌, 부루펜 등의 소염진통제 복용은 삼가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배경택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단장은 최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접종받은 분들 가운데 특히 면역반응이 활발한 젊은 층에서 근육통, 발열 등의 증상이 상당수 나타나서 힘들었다고 말씀하는 분들이 계시다"며 "증상은 접종 후 2~3일 지나면 호전되는데, 불편한 증상이 있으면 타이레놀과 같은 소염 효과가 없는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