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분쟁 모두 취하하고, 10년간 추가 쟁송 않기로
미국·우리 정부 압박에 거부권 시한 하루 앞두고 전격 합의
양사 CEO, “한미 배터리 산업 발전과 미 친환경 정책 위해 공동 노력”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11일(한국시간) 美 ITC에서 진행되고 있는 배터리 분쟁을 모두 종식하기로 합의했다(사진=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11일(한국시간) 美 ITC에서 진행되고 있는 배터리 분쟁을 모두 종식하기로 합의했다(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2년 동안 이어온 전기차 배터리 분쟁에 대해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시한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11일(한국시간) 美 ITC에서 진행되고 있는 배터리 분쟁을 모두 종식하기로 합의했다. 배상금 2조원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영업비밀 침해 분쟁을 제기한지 2년 만에 모든 분쟁이 끝나게 됐다.

양사는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현재가치 기준 현금 1조원, 로열티 1조원 등 총 2조원을 합의된 방법에 따라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양사는 국내외에서 진행한 관련 분쟁을 모두 취하하고,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공정경쟁과 상생을 지키려는 당사의 의지가 반영되었으며, 배터리 관련 지식재산권이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합의를 통해 폭스바겐과 포드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고,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공장도 정상적으로 운영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양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존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전세계적인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대규모 배터리 공급 확대 및 전기차 확산이 성공적으로 실행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사장과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양사는 “직간접적으로 합의를 위해 중재한 한국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ITC는 양사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서 지난 2월 10일 LG의 승리로 최종 결정하고 SK에 수입금지 10년 제재를 내렸다.

미국 대통령의 ITC 결정 거부권 행사 시한이 ITC 최종 결정일로부터 60일째인 11일 자정(현지시간), 한국 시각으로는 12일 오후 1시였다.

그동안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등을 앞세워 수입 금지 10년 제재가 확정 시 미국 사업 철수 카드를 거론하면서 거부권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ITC 최종 결정 이후 일자리 창출과 전기차 공급망 구축 등 자국 경제적 효과에 더해 지적재산권 보호까지 두루 고려해 물밑에서 양사에 합의를 적극 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LG 측은 배상금을 3조원 이상 요구하고, SK 측은 1조원 수준을 제시하며 양사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 및 우리 정부와 여론 등의 압박과 분쟁 장기화 부담에 거부권 시한을 하루 앞두고 전격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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