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건당국, 접종 중단 권고… 유럽 등 출시 중지 후 조사 돌입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이 ‘혈전’ 우려에 휩싸이면서 미국 보건당국은 접종 중단을 권고했고, 유럽과 캐나다에서는 출시를 중지하고 조사에 들어갔다.(사진=연합뉴스)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이 ‘혈전’ 우려에 휩싸이면서 미국 보건당국은 접종 중단을 권고했고, 유럽과 캐나다에서는 출시를 중지하고 조사에 들어갔다.(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이규복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에 또 다른 걸림돌이 발생했다.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제약 부문 계열사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이 ‘혈전’ 우려에 휩싸이면서 미국 보건당국은 접종 중단을 권고했고, 유럽과 캐나다에서는 출시를 중지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얀센 백신 접종자들 중 '드물지만 심각한' 형태의 혈전이 나타난 사례 6건을 근거로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뉴욕타임스와 CNBC방송 등은 이 같은 보건당국의 권고 직후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국 내 최소 35개주가 얀센 백신의 접종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뉴욕주는 기존 예약자들에게는 얀센 백신 대신 화이자 백신을 투여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뉴저지주도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대체 투여하기로 했다.

미국의 양대 약국 체인인 CVS와 월그린도 얀센 백신의 공급을 멈췄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이날 FDA의 권고가 나온 뒤 혈전 발생 사례는 없지만 예방차원에서 얀센 백신 접종을 중지시켰다.

J&J은 이날 FDA와 CDC의 중단 권고 직후 성명을 내고 "유럽 보건당국과 이 사례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유럽에서 우리 백신의 출시를 선제적으로 연기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아직 얀센 백신의 접종을 시작한 나라가 없다.

지난 9일 일부 얀센 백신 접종자들의 혈전 사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유럽의약품청(EMA)은 미국 보건당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Z와 얀센 백신의 잇따른 논란과 불확실해진 수급 상황으로 인해 '11월 집단면역'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AZ와 얀센 백신의 잇따른 논란과 불확실해진 수급 상황으로 인해 '11월 집단면역'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보건분야 대변인인 스테판 드 케이르스마커는 이날 성명을 내고 "EMA가 이 현안을 조사하는 중"이라며 "EMA가 조사해 어떤 조치를 권고할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보건부는 J&J 측에 혈전 사례와 관련한 정보 제공을 요구했다. 캐나다는 얀센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으나 아직 백신을 제공받지는 못한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혈전 부작용 우려로 일부 국가들이 연령에 제한을 둔지 얼마 안돼 얀센 백신마저 비슷한 문제로 공급에 차질을 빗으며 세계 각국의 집단면역 구상에 제동이 걸렸다.

얀센 백신은 기존 2회 접종이 필요한 백신들과 달리 1회 접종만으로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데다 일반 냉장고 온도에서 보관 가능해 세계 각국의 기대를 모았던 제품이다.

우리 정부는 상반기 내 국민 1200만명에게 1차 접종을 시행해 오는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입장이지만, AZ와 얀센 백신의 잇따른 논란과 불확실해진 수급 상황으로 인해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집단면역을 위해서는 전국민의 최소 70%가 항체를 보유해야 하는데 백신별 항체 형성률이 다른 만큼 사실상 전국민의 90% 정도가 접종해야 '집단면역 70%' 달성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혈전 논란으로 접종 동의율은 오히려 낮아지고, 백신 수급도 원활하지 않은 것이 목표와는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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