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체 매출·영업이익 대부분 감소...주류 소비는 늘어

(사진-GS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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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김한나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술을 먹는 '홈술족'이 늘면서 주류 소비는 증가했지만 주류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맥주·소주·위스키 업계는 대부분 매출, 영업이익이 급감한 반면 와인 수입업체들은 실적이 개선되는 등 호조를 보였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주류업체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비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1조3529억원, 영업이익은 2945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12.3%,, 28.0% 줄었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의 별도기준 매출은 7.7% 줄어든 2조1620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972억원으로 10.8%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유흥업소 영업이 수시로 중단되면서 위스키 업체들의 타격은 더 컸다. 국내 토종 위스키 회사인 골든블루의 지난해 매출은 1270억원으로 24.8%, 영업이익은 202억원으로 5.2% 감소했다. 위스키 '윈저'와 '조니워커'를 보유한 디아지오코리아의 매출은 2004억원으로 32.6%, 영업이익은 200억원으로 59.4% 급감했다.

또 위스키 '임페리얼', '발렌타인', '시바스 리갈'을 보유한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매출은 916억원으로 11.7% 줄었다. 경기 불황에 상대적으로 비싼 위스키 가격이 부담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소주 업체들 역시 실적 부진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소주 '좋은데이'의 무학의 지난해 매출은 13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대선주조는 712억원으로 17.0%, 한라산은 189억원으로 11.7% 각각 줄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홈술과 혼술이 늘었다고 해도 외식시장 타격이 워낙 커 전체 주류 판매는 줄었다"며 "지난해 가정시장의 술 소비가 8~9% 정도 늘었다면 외식시장에선 20~30%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술 소비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통계청 '2020년 지출부문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주류 소비는 전년 대비 13.7% 급증했다. 같은 기간 외식 및 주점 지출은 7.4% 감소했다. 

전년 대비 주류 구매가 두 자릿수 증가한 것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주류 지출이 늘어난 것은 실제 술 소비가 더 늘었다기보다 식당 및 주점 등의 소비가 슈퍼나 마트로 옮겨갔다고 볼 수 있다. 원래 주점에서 술을 마시면 통계상 ‘외식 및 주점 지출’로 분류되는데 슈퍼·마트에서 술을 직접 사는 경우에만 주류 지출로 집계한다.

반면 홈술 열풍으로 와인 수입업체들은 오히려 이득을 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총 3억3002만달러(3702억원)로 전년 수입액 2억5926만달러(약 2917억원) 대비 27% 늘었다. 와인수입량도 전년에 비해 24% 증가한 55만4127톤을 기록했다.

이마트주류 수입 계열사인 신세계엘앤비는 지난해 약 14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3억원으로 전년보다 221% 신장했다. 금양인터내셔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39억원으로 전년보다 359% 증가했다. 아영에프비씨와 나라셀라의 영업이익은 각각 19%, 68% 증가했다. 

업계는 와인 시장이 급성장하는 데에 MZ세대의 역할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각종 소셜미디어(SNS) 등에 인증 사진을 올리고 공유하는 문화가 발달하면서 젊은 층인 MZ세대가 와인의 수요를 늘리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을 주도하고 있는 MZ세대로 인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와인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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