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매출 3542억원...영업익 124억 전년比 53.9%↑
삼성바이오로직스, 1분기 영업익 743억원…전년比 19%↑
GC녹십자·한미약품, 전년 대비 실적 하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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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김한나 기자]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올 1분기 양호한 실적 성적표를 내놨다. 예기치 못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해외 수출 규모 확대 등으로 호조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12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542억원으로 전년보다 16.8% 올랐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77.7% 감소한 279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순이익은 군포공장 부지 매각 처분이익 1328억원이 반영되면서 큰 폭으로 늘어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자릿 수 성장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6% 늘어난 2608억원, 영업이익은 19% 성장한 74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로는 크게 늘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20% 감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산 6조4791억원, 자본 4조6599억원, 부채비율은 39%, 차입금 비율은 15.5%로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보령제약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3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해당 기간 동안 매출액은 1358억원, 당기순이익은 171억원으로 각각 1.2%와 105.1% 늘었다. 업계에서는 영업이익 증가에 대해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등의 성장과 다국적 제약사에게 판권을 가져온 신약 '트루리시티' 처방 증가, 해외 바이오기업 투자 등을 꼽았다. 

국내 대표 진단키트 기업인 씨젠은 올해 1분기 352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실적의 40%를 차지한 4분기 4417억원엔 못 미쳤지만 역대 2번째 분기 실적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진단키트의 해외 수출이 활발하게 이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씨젠은 현재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23개국에 진단키트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반면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은 코로나19의 타격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282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3% 감소했다. 순이익은 175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GC녹십자는 백신 부문에서 일시적으로 매출 공백이 발생하면서 외형이 줄어들고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판매를 맡았던 엠에스디(MSD)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가다실',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 판매 계약이 지난해 말 종료됐고, 남반구에 독감 백신을 공급하던 시기가 2분기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연결 대상 계열사는 준수한 실적을 내놨다. GC녹십자엠에스는 진단 키트 분야 매출 증대로 영업이익이 222% 증가했다. GC녹십자랩셀은 검체검진 사업 호조와 기술 이전료 유입으로 인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실적을 올렸다. GC녹십자웰빙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주사제 및 건기식 매출이 정상화됨에 따라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실적 결정변수 쏠림 현상으로 인해 올해는 분기별 실적 편차가 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703억원, 영업이익 299억원, 순이익 2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2%, 101.7%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호흡기 제품 및 수출 부문이 영향을 받으면서 전년 대비 매출은 소폭 줄었다.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연결 기준 1분기 2151억원의 매출과 137억원의 영업이익, 11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9.5%, 순이익은 78.2% 증가했다.

동아ST는 올 1분기 주력 제품 성장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급감했다. 동아ST는 1분기 매출 1409억원, 영업이익 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30%와 98.4% 감소한 수치다.

전문의약품(ETC) 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37.8%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는 판매업무 정지 처분에 대비해 제품을 추가로 선공급해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수출 부문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매출을 기록했다. 의료기기·진단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일부 품목의 공급 계약 종료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7.1%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제약·바이오 기업은 모두 12곳으로 1조 클럽 회원사는 1년새 3곳이나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 시장의 성장세는 작년과 재작년보다 좀 더 가파르게 성장하지 않을까 예측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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