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조 4000억원으로 시장 규모 확대 전망
전문가 “확산 위해선 모듈러 분야 설계 기준 및 성능 규정 등 기술 기준 마련 필요”

가리봉동 모듈러 행복주택 조감도(사진-현대엔지니어링)
가리봉동 모듈러 행복주택 조감도(사진-현대엔지니어링)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건설업 불황이 길어짐에 따라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건설업계가 모듈러 주택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모듈러 주택 사업은 저렴한 비용, 공사기간 단축 등 장점이 있다.

9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미래건축 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모듈러 건축분야 관련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모듈러 건축기술 연구개발에 돌입해 현재까지 건설신기술 1건, 특허 11건을 획득했다. 아울러 서울주택도시공사(SH)·한국토지주택공사(LH)·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과의 공동연구 및 다수의 OSC(Off-Site Construction) 국책 연구사업에도 참여하며 모듈러 건축 분야에서 풍부한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같은 노력으로 올해 3월 13층 모듈러 주택사업인 경기도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을 수주한데 이어 최근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 행복주택(모듈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모듈러 분야와 관련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토대로 이번 입찰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며, “모듈러 분야의 강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술력을 총 동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지난해 초 유럽의 선진 모듈러업체인 폴란드의 단우드(Danwood S.A.)와 영국의 엘리먼츠(Elements Europe Ltd.)를 인수했다. 

단우드는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로 독일 모듈러 주택 시장에서 강자로 뽑힌다. 덴마크 감성을 가진 약 150여 가지의 설계와 제조공정의 자동화를 통해 확보한 원가 경쟁력이 강점이다. 주요 시장은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스위스, 폴란드 등이며 향후 유럽 전역으로 공급을 확대할 전망이다.

엘리먼츠는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로 다수의 고층 모듈러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코어(Core) 선행 및 모듈러를 활용한 공법으로 현재 21층 고급 레지던스(Croydon,London)를 시공 중이다. 선진 모듈러 시장 위주로 형성돼 있는 모듈러 화장실도 생산하고 있으며 영국에서 매출 기준으로 화장실 전문회사 가운데 3위에 올라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인수업체간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모듈러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9년부터 모듈러 공법을 아파트에 적용하고 있다. 옥탑구조물, 재활용품 보관소, 문주·경비실, 외부 휴식공간, 외장 판낼 등에  맞춤 제작한 후 건설 현장에서 모듈 형식으로 조립·설치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지속적인 연구 개발로 기술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가 모듈러 사업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높은 효율성 때문이다. 모듈러 주택은 거실과 주방, 화장실 등 공장에서 70%~80%가량 선제작하고 현장에서 조립해 건축물을 완성하는 방식으로 기존보다 20%~50% 공기 단축은 물론 원가절감 효과가 있다. 아울러 소음, 분진이 적고 폐기물도 덜 발생해 최근 차세대 친환경 건설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 규모도 확대될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주택 및 건축시장의 규모는 2020년 1조 2000억원, 2022년 2조 4000억원 등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모듈러주택에 관한 정부 정책도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모듈러 공공임대주택을 2020년 4350가구에서 2022년 9750가구로 2배 이상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간 임대주택 분야에서도 모듈러주택은 2020년 3500가구에서 2022년 8900가구로 150%가 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희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 연구위원은 “모듈러 공법은 현장 투입 인력 감소, 생산성 향상, 공기 단축 등의 이점이 있어 변화된 건설산업 생산 여건에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국내는 모듈러 건설과 관련한 설계ㆍ성능 기준 등 관련 제도가 미흡하며 모듈러 적용에 적합하지 않은 설계ㆍ시공 분리 발주 중심의 발주제도 등이 존재한다“며 "국내 건설시장의 모듈러 생산 방식의 확산을 위해서는 모듈러 분야 설계 기준 및 성능 규정 등 기술 기준 마련, 모듈러 공법 적용에 적합한 발주 방식 등 제반 사항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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