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못한 ‘아동’은 동반 불가… '트래블 버블'도 적용 안돼

현재 중학생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는 백신 접종도 계획돼 있지 않고, 허가된 백신도 없기 때문에 아동을 포함한 가족은 함께 해외로 여행가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사진=연합뉴스)
현재 중학생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는 백신 접종도 계획돼 있지 않고, 허가된 백신도 없기 때문에 아동을 포함한 가족은 함께 해외로 여행가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이규복 기자] 백신 접종에 주력한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드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가 되자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관광수익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국가들이 앞 다퉈 백신 접종자에 한해 입국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 알레스카 등 백신에 여유가 있는 곳에서는 여행자들에게 백신을 접종해주는 새로운 여행상품을 내놓고 관광객을 유혹하기도 한다.

이처럼 올 들어 해외여행의 길이 열리는 움직임이 보이자 국내 항공 및 여행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1월 출발 예정인 인천~괌 노선 항공권에 대한 판매를 이미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다음달 24일부터 인천~사이판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지난 8일 인천~사이판 노선에 대한 운항을 시작한 제주항공은 조만간 구체적인 운항 일정을 확정하고 주 1회 운항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도 다음 달부터 괌과 사이판을, 에어부산은 오는 9월부터 괌 노선을 운항한다.

에어서울은 오는 8월 12일부터 인천~괌 노선에 주 2회 비행기를 띄운다. 에어서울은 국토교통부에 홍콩, 일본, 베트남 등의 노선 운항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여행사들도 발 빠르게 해외여행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오는 13일부터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 인기 여행지 상품판매를 본격화 예정이다. 이스탄불, 앙카라 등 터키 9대 도시를 일주하는 ‘터키 7박 8일’을 비롯해 ‘이탈리아 5박 6일’, ‘스페인 6박 7일’ 등의 상품을 내놓았다.

이외에도 유럽, 미주, 동남아 등 전세계 여행지를 대상으로 항공권·호텔·기타비용을 모두 포함해 기존가 대비 최대 40% 할인된 상품과 해외 골프여행 수요를 반영한 다낭 등 베트남 유명 리조트의 54홀 라운딩 이용권을 제공하는 골프 패키지도 내놓을 계획이다.

인터파크투도 해외여행 상품 판매와 전세계 여행정보를 상시 제공하고, 백신여행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설관을 오픈했고,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유럽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스위스·동유럽 5국8일’, ‘독일+체코 2국8일’, ‘동유럽/발칸 5국10일’, ‘서유럽 4국10일’ 등의 상품을 선보였다.

해외 여행상품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홈쇼핑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6일 씨제이(CJ)온스타일이 노랑풍선과 함께 출시한 ‘유럽 인기 일정 3선’ 패키지 상품은 65분 방송시간 동안 5만2000명이 예약·결제하면서 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이탈리아·동유럽·스페인 일주 등 모든 상품이 ‘완판’됐다.

이처럼 해외여행을 향한 사람들의 열망은 뜨겁지만 올여름 해외여행에는 아동을 동반한 가족여행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지난 13일 "트래블버블은 예방접종을 완료한 당사자에 한해 단체여행이 허용된다"며 "부모와 동반한 6세 미만 아이는 (입국시) 격리면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수본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해외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입국 시 격리면제를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중요 사업상 목적 ▲학술·공익적 목적 ▲공무 국외출장 ▲직계가족 방문 등 인도적 목적 등 4가지 경우에 한해 격리면제서를 발급한다.

부모가 격리면제서를 받은 경우 만 6세 미만 아동도 예외적으로 격리면제서를 받을 수 있다.

해외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부모가 6세 미만 자녀를 동반할 경우에는 격리면제가 가능하지만 해외여행 뒤 귀국할 경우에는 격리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재 중학생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는 백신 접종도 계획돼 있지 않고, 허가된 백신도 없기 때문에 아동을 포함한 가족은 함께 해외로 여행가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 화이자가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이번 임상은 미국, 핀란드, 폴란드, 스페인의 90개 이상 장소에 등록된 4500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임상 1단계는 5~11세 아동 144명들에게서 생성된 2회 접종분 백신의 안전성, 내성, 면역반응 등에 기반을 둔 것이다.

5~11세 아동에게는 백신 10마이크로그램(㎍)이, 6개월~5세 아동에게는 3㎍이 투여될 예정이다.

화이자 측은 오는 9월쯤 5~11세의 임상결과에 대한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같은 달 말 감독당국에 비상사용허가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2~5세 아동에 대한 임상결과 데이터도 비슷한 시기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10월이나 11월 중에는 6개월~2세의 연령층에 대한 임상결과 데이터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이자 백신은 유럽과 미국, 캐나다에서 12세 이상의 아동에 대한 사용이 승인된 상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약 700만명의 청소년이 최소한 1회 백신을 접종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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