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스타항공 매각 본입찰 돌입···21일 최종 인수 후보자 결정
하림 입찰 포기…2000억 부채 부담
우선매수권자 건설회사 '성정'

(사진-이스타항공)
(사진-이스타항공)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있는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을 실시한 결과 쌍방울그룹과 예비인수후보자인 성정 2파전으로 좁혀졌다. 인수 의사를 밝혀왔던 하림그룹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이스타항공 본입찰에는 쌍방울그룹의 광림 컨소시엄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의사를 밝혀온 하림그룹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초 인수 관련 자료를 받은 인수의향자는 사모펀드 운용사 등을 포함해 10여곳에 달했지만 쌍방울 그룹 외에 참여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림그룹이 최종 단계에서 인수 참여를 포기한 것은 지난 2016년 인수한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부지에 대한 재무적 부담과 이스타항공의 2000억원에 달하는 부채가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은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토킹호스 입찰은 수의계약을 통해서 우선매수권자를 먼저 뽑은 뒤 공개경쟁입찰을 거치는 방식이다. 본입찰에서 인수참여자가 우선매수권자인 성정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매수권은 성정에게 돌아간다. 반대로 우선매수권자보다 높은 가격을 써낸 참여자가 있다면 인수자를 변경할 수 있다.

그간 베일에 쌓여있던 우선협상대상자는 성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성정은 토공 및 부동산 개발사업, 골프장관리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자산은 약 10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스타항공 예비인수 계약에는 약 8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과 이스타항공 매각주관사는 성정이 제출한 인수금액 및 자금계획서 등을 바탕으로 성정을 우선매수권자로 정하고 가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인수전에 참여한 광림 컨소시엄은 입찰가로 1000억 원 초반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성정이 써낸 800억 원보다 높은 금액이다. 다만 성정이 매각 가격을 높여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게 될 경우 이스타항공은 새로운 주인으로 성정을 맞이할 전망이다.

쌍방울그룹은 크레인과 특장차를 제작하는 계열사 광림을 필두로 그룹 내 계열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스타항공 인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스타항공은 국내 LCC 중 중국 지역에 가장 많은 12개 노선을 보유하고, 현지 공항을 운항할 수 있는 슬롯도 확보하고 있다. 쌍방울은 이를 통해 그룹 내 관계사들의 사업을 다각화하고 향후 중국시장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대표 속옷 브랜드 쌍방울과 비비안은 이스타항공을 연계해 중국 속옷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또한 계열사 아이오케이컴퍼니의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과 및 매니지먼트 사업, 음원사업 등을 활용해 ‘K-컨텐츠 항공문화산업’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다만 인수 이후에도 이스타항공이 정상화 되기까지는 첩첩산중이다.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황에 빠진 이스타항공이 갚아야할 채무는 공익채권인 체불임금과 퇴직금 을 포함해 2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이후에도 코로나19 이후 비행을 멈춘 이스타항공이 국토교통부 항공운항증명(AOC) 재취득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인수후에도 당장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 따라서 정상화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인수 금액과 자금 조달 계획, 사업 계획 등을 평가해 최종 인수 후보자를 오는 21일 결정한다. 이후 최종 인수 후보자가 이스타항공에 대한 정밀 실사를 1~2주간 진행한 뒤 다음 달 초 투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입찰액의 규모, 자금 투자의 방식, 자금 조달 증빙 등의 항목을 평가해 인수자를 선정한다.

이스타항공 노조 관계자는 "회생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기업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의 불씨가 살아있는듯 하다"며 "부디 좋은 기업에 인수되어 다시 날아오를 날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이스타항공을 인수 후 먹튀하려는 자본은 절대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해서는 안된다"며 "치밀한 사업계획으로 항공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준비된 기업이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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