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흥행하며 발행 규모 증액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회사채 발행에 나선 건설사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주택 공급 정책 확대와 건설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건설사 회사채가 인기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1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최근 제1회 회사채 발행에 7250억원의 자금이 몰려 흥행에 성공했다. 분할 전 대림산업이 2015년 공모채 시장에 진입한 이후 최대 금액이다. DL이앤씨는 오는 16일 당초 공모금액 대비 950억원 증액한 2950억원의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이번 채권은 DL이앤씨의 첫 회사채라는 점에서 투자은행 업계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8일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3년물 1500억원에 5000억원, 5년물 500억원에 2250억원이 청약금이 접수됐다. 특히 5년물 500억원은 ESG 채권으로 환경과 사회부문이 결합된 지속가능 채권이다. DL이앤씨는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3년물과 5년물을 각각 2000억원, 95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제166회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 1500억원의 8배를 뛰어넘는 약 1조 21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SK에코플랜트는 발행 규모를 3000억원으로 증액했다.

이번 회사채는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되는 녹색채권이다. SK에코플랜트는 조달한 자금을 태양광, 연료전지, 친환경 건축물 등 신규 프로젝트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건설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당초 ESG 채권 800억원, 회사채 300억원 등 총 11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사전청약에서 약 63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몰려 ESG 채권 1400억원, 회사채 400억원 등 총 1800억원 규모로 발행을 확대했다. 포스코건설이 발행하는 ESG채권은 환경과 사회 부문이 결합된 형태다. 포스코건설은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건축물 건설과 중소협력업체에 공사 기성금 조기 지급 재원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채 시장에서 건설사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건설사 저마다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3년물과 5년물로 각각 600억원, 7년물로 300억원으로 총 1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22일 수요예측을 거쳐 29일 발행할 계획이다. 회사채 만기 상환에 쓰일 예정으로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고려 중이다.

중견 건설사 한양도 오는 18일 2년물 3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수요예측이 흥행하면 최대 600억원까지 증액을 검토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일부 건설사에서는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쏟아지며 회사채 발행 고배를 마셨다.

실제 한화건설의 경우 지난해 5월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전량 미매각되는 수모를 겪었다, 대우건설 역시 지난해 7월 1000억 원 모집에 550억원, 9월 1000억 원 모집에 100억원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 건설사 회사채는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정책으로 선회하면서 실적 전망과 수익성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고 지난해 코로나19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신용도나 등급 전망이 상향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떄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부진하던 해외수주 역시 하반기부터는 점차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번지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택분양 사업 호조와 정부의 공급 확대 기조 등으로 건설업종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최근 건설사 회사채가 약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