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선 속인 결찰에 우리 방역도 뚫려… "백신 완료시 90% 이상 보호"

‘델타 변이'로 불리는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는 빠르게 확산하면서 중국, 미국, 아프리카, 스칸디나비아 등 세계 74개국에서 확인됐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델타 변이'로 불리는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는 빠르게 확산하면서 중국, 미국, 아프리카, 스칸디나비아 등 세계 74개국에서 확인됐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이규복 기자] 백신 접종을 앞세워 정상화를 재촉하던 미국과 영국이 눈앞에 목표 완료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발목을 잡혔다.

스콧 고틀리브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미국에서 인도발 변이는 코로나19 감염자의 약 10%"라며 "2주마다 2배로 늘고 있어 미국에서 지배적인 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감염자의 가파른 급증을 보게 될 것이란 뜻은 아니지만 인도발 변이가 가을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유행병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도 백신 접종 확대로 방역 규제를 풀었다가 인도발 변이가 확산하면서 감염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미국에서는 18세 이상 성인의 64.4%가 코로나19 백신을 최소한 1회 맞았고, 54.1%는 접종을 끝냈다.

성인 인구의 80% 가까이가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영국도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오는 21일로 예정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해제 시점을 7월 19일로 한 달 연기했다.

가디언은 영국 내 신규 확진자의 90% 이상이 인도발 변이 감염자라고 전했다.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백신 접종 캠페인 덕분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격히 줄었다가 최근 다시 하루 확진자가 7000∼8000명대로 치솟는 등 ‘재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이날 인도발 변이의 확산으로 신규 감염자가 다음 달 초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펠릭스 치세케디 민주콩고 대통령은 인도발 변이로 인해 3차 대유행이 닥쳤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에 확진된 경찰관이 자신의 동선을 방역당국에 거짓으로 밝혀 인도발 변이에 대한 방역이 뚫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건 지난달 25일이다. 인도발 변이에 감염된 A씨는 역학조사에서 확진 이틀 전 지인을 만난 사실을 숨겼다. 이후 2주 동안 A씨가 만난 지인의 가족과 직장 동료 등을 통한 추가 감염이 발생해 18명이 추가 확진됐고, 58명이 누적 확진됐다. 특히, A씨는 자녀가 확진자 접촉자로 자가격리 중인 상황에서도 해당 지인을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브라운대학 공중보건대의 아시시 자 학장은 인도발 변이에 대해 “우리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전염력이 강한 변이”라고 말했다.

인도 등의 경우에서 보면 인도발 변이는 복통과 메스꺼움, 구토, 식욕 상실, 청각 상실, 관절 통증 등 더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델타 변이'로 불리는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는 빠르게 확산하면서 중국, 미국, 아프리카, 스칸디나비아 등 세계 74개국에서 확인됐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각국의 강력한 방역조치를 뚫고, 백신 1차 접종자까지 감염 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인도발 변이는 다행히도 2차 접종까지 완료했을 경우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결과 화이자 백신을 2회차까지 마친 사람은 96%, AZ 백신을 2회 모두 접종한 경우는 92% 인도발 변이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연구결과 화이자 백신을 2회차까지 마친 사람은 96%, AZ 백신을 2회 모두 접종한 경우는 92% 인도발 변이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이 인도발 변이에 감염된 사례 1만4000여건을 분석한 결과 화이자의 백신을 2회차까지 마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입원 치료 위험이 96% 낮았다는 연구결과를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2회 모두 접종한 경우는 위험이 92%로 줄었다.

화이자 백신을 2회 맞으면 인도발 변이에 감염될 위험이 79% 감소했다. 영국발 변이에 대해서 위험이 92% 줄어드는 것과 비교해서는 낮지만 유의미한 예방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다.

AZ 백신의 경우 인도발 변이엔 감염 위험이 60%, 영국발 변이엔 7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짐 맥미나닌 PHS 국장은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백신을 2회 모두 맞으라고 독려하면 인도발 변이의 위협에 맞설 기회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봉쇄 완전 해제를 4주 미룬 영국 정부는 이 기간 백신을 1회만 접종한 시민의 2회차 접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14일 기준 영국에서는 약 4170명(18세 이상 성인의 79%)이 최소 1회 백신을 맞았고, 약 3000만명 57%가 2회차까지 접종을 완료했다.

PHE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인도발 변이에 감염된 3만3000여명 가운데 58%가 백신을 맞지 않았고, 대부분 젊은 층이었다. 또 이들 가운데 383명이 입원했는데 이들 중 66%가 백신 비접종자, 22%가 1회 접종자, 11%가 2회 접종 완료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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