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한푼 안쓰고 모아도 내집 마련까지 25년 걸려"

23일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문재인 정부 4년 서울 아파트 시세변동 분석결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3일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문재인 정부 4년 서울 아파트 시세변동 분석결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문재인 정부 4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2배 가까이 상승해 한 푼도 안 쓰고 모아도 집을 매입하는데 최소 25년이 걸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3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아파트값이 2017년 5월경 1평(3.3㎡)당 평균 2061만원에서 올해 5월에는 3971만원으로 올라 93% 상승했다고 밝혔다.

30평 아파트 기준으로 계산하면 6억2000만원에서 11억9000만원으로 5억7000만원(91%)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실질소득은 연 4520만원에서 4818만원으로 7%(298만원) 상승에 그쳤다. 아파트값 상승액이 소득 상승액의 192배에 달한다.

경실련은 "한 가구가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서울 30평 아파트 구매까지 25년이 걸린다"며 "4년 전보다 11년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경실련의 이번 분석은 서울 25개 구별로 3개 단지씩 총 75개 단지 11만 5000가구의 아파트값을 KB국민은행 시세정보와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소득 5분위별 가처분 소득 조사 등을 활용했다. 조사 기간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다.

경실련은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사람들은 소득만으로 서울 30평형 아파트를 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이들이 처분가능소득(연 1009만원)을 모두 모은다고 했을 때내 집 마련까지 118년이 소요된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는 4년간 평당 평균 아파트값이 4334만원에서 7957만원으로 3623만원 올랐다. 30평 아파트로 환산하면 13억원짜리 아파트가 23억 9000만원으로 올랐다. 비강남은 평당 1751만원에서 3427만원으로 증가했다. 30평 아파트로 환산하면 5억3000만원짜리가 10억 3000만원이 된 상황이다. 

경실련은 이 같은 결과를 내면서 국토교통부의 통계 자료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국토부가 서울 아파트값이 2017년 5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17%만 올랐다고 한다"며 "(실제 시세 상승 폭보다) 3∼4배나 낮은 거짓 통계, 거짓 자료"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지금이라도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왜곡된 부동산 통계부터 전면 개혁해 집값 상승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또 3기 신도시, 공공 재개발 등 집값 상승을 유발하는 정책을 백지화하고 장기 공공주택을 대량 공급해 집값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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