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 25일까지 제안서 제출 요청
경영권 프리미엄 등 고려하면 예상 매각가 약 2조원 추정
DS네트웍스 컨소시엄·중흥건설·아부다비투자청·호반건설 '4파전' 전망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사진-대우건설)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대우건설의 매각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 주인이 누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6위인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건설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력 인수후보자로 거론됐던 중흥건설, DS네트웍스 외에 아부다비투자청(ADIA), 호반건설까지 후보자로 부상하면서 대우건설 인수전이 4파전으로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중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을 주관하는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는 오는 25일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원매자들에게 25일까지 구체적인 제안서 제출을 요청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르면 7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대상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반영하면 예상 매각가는 약 2조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매각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약 500억원의 입찰 보증금을 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를 포기했을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겠다는 내용도 인수 조항에 포함됐다.  다만 입찰 보증금은 인수금에 포함된다. 

이는 과거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가 해외 부실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한 호반건설의 사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973년 설립된 대우건설은 국내 최정상급 건설사로 사세를 확장했으나 'IMF 사태' 이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이후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됐으나 3년 만에 재매각됐고 2018년 1월에는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9일 만에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그 뒤 산업은행은 2019년 사모펀드 형태로 보유하던 대우건설을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로 넘겨 관리하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019년 국정감사에서 대우건설 매각 재추진과 관련해 "2년 정도를 거쳐 시기가 좋아지면 기업가치를 높여 판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년 전 이 회장의 발언이 다시 회자되는 이유는 연초부터 올해가 대우건설 매각의 적기라는 말이 시장 안팎에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533억원으로 전년 대비 53.3% 증가했고, 해외에서 대형공사를 잇달아 수주하는 등 기업가치가 제고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주택 매출 성장과 해외실적 정상화 등으로 이익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대우건설은 누가 봐도 탐나는 건설사”라며 “분양공급을 바탕으로 한 주택 매출 성장과 해외 부문의 마진 개선, 베트남 이익 기여 등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도 이익 개선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30여 개 계열사를 둔 '중흥건설'과 부동산 시행사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거론된다. 

올해 자산총액 9조 2070억원으로 재계 47위 수준인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하면 재계 자산총액이 19조원을 돌파하며 재개 서열 20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다. DS네트웍스는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인프라 투자회사 IPM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할 전망이며, 인수에 성공할 경우 본업인 시행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게된다. 

여기에 호반건설과 세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본입찰 참여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번 대우건설 인수전이 4파전으로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노조는 최근 성명을 내고 "매출액 8조원이 넘는 건설사의 인수금액을 25일 만에 결정해 입찰서를 제출하라는 요구가 정상적이지 않다. 또다시 잘못된 매각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해선 안 된다"고 매각 작업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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