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이점 없어 조단위 자금 투입 '글쎄'
"기대효과 미비"...공정위 규제 부담 가중도

(사진-네이버)
(사진-네이버)

[일요경제 김한나 기자] 네이버가 국내 이커머스 대어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불참을 선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의 인수전 불참으로 향후 국내 이커머스 판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세계는 단독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나서게 되면서 사실상 이커머스 핵심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 공시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지분 일부 인수 등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조회 공시에서 "본 입찰은 계속 진행 중이고, 최종 참여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답변한 뒤 불과 일주일 안에 나온 결론이다. 

네이버가 인수전에서 발을 뺀 배경과 관련해선 다양한 요인들이 지목된다. 우선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기대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점도 한 몫한다. 

이베이코리아는 이커머스 업계 3위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자체 물류망이 갖춰져 있지 않다. 조단위 자금을 투입하면서도 물류부문에서의 이점을 갖지 못하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직매입과 빠른 배송을 앞세운 쿠팡과의 경쟁에서 대적하기 위한 물류 인프라 확보가 절실한 네이버에게 이베이코리아의 높은 매각가는 효율적이지 않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향후 진행될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에 대한 부담감도 거론된다. 실제 2009년 옥션을 운영하던 이베이코리아가 G마켓을 인수할 당시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승인하는 대신 3년간 입점 판매자 수수료 인상을 못하도록 한 선례가 있다. 

실제 네이버는 현재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물류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지난 20일 경기도 군포에 상온 풀필먼트 센터를 가동했다. 풀필먼트란 주문·포장·배송·재고관리 등을 총괄하는 통합 물류관리 서비스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로 주문한 상품을 CJ대한통운이 즉각 포장해 배송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오는 8월 경기도 용인에도 콜드체인 풀필먼트센터를 열 계획이다. 협력 범위를 상온·공산품에서 저온·신선식품으로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 

지난해 기준 이커머스 업체 거래액은 네이버가 28조원으로 1위다. 이어 쿠팡 22조원, 이베이코리아가 20조원에 달한다. 이마트의 거래액은 약 4조원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단독 인수할 경우 거래액 기준 24조원으로, 쿠팡을 제치고 이커머스 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한편 신세계와 네이버는 이번 이베이코리아 공동 인수가 무산된 것과는 별개로 양측의 사업 협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마트 측은 "물류와 상거래 등의 분야에서 전방위적 협력체계를 만든다는 계획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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