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계약 체결… 정밀 실사 생략
항공기 20대 운영 목표…종합 레저·관광 사업 추진
5년간 직원 고용 승계·경영 정상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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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 ㈜성정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7월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되고 셧다운 된 지 1년여 만에 새 주인을 맞았다. 

성정이 운영자금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원활한 인수와 회생절차를 통해 이스타항공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성정과 이스타항공은 지난 24일 서울회생법원에서 김유상·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 형동훈 성정 대표, 성정 관계사 대국건설산업의 형남순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수·합병(M&A)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성정은 이스타항공에 대한 정밀 실사를 다음 달 초까지 진행하고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빠른 회생 절차 마무리를 위해 정밀 실사를 생략하기로 했다. 앞으로 잔금 완납과 채권자 협의를 거쳐 법원의 회생계획인가를 받으면 연내 이스타항공 인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인수대금은 1087억원이며, 성정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이스타항공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성정은 110억원의 계약금을 지급했고, 유상증자 시행에 맞춰 잔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투자 계약서에는 이스타항공 직원의 고용을 5년간 승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고자 복직은 추후 경영 상황에 따라 이뤄질 예정으로 계약서에는 명시되지 않았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2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지 4개월 만에 인수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2019년 9월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해 매각을 추진한 지 1년9개월 만이다.

성정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관계사인 27홀 골프장 백제컨트리클럽, 대국건설산업과 함께 항공·레저가 연계된 종합 레저관광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성정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인수는 중국과 일본 골프 관광객 유치를 통해 종합 레저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발점"이라며 "항공·골프·리조트 등의 시너지가 기대되고, 사업 전망도 밝다. 5년내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성정은 국토교통부 항공운항증명(AOC) 조속히 발급받아 여객기 16대, 화물기 3∼4대를 운영하며 이스타항공 제2의 전성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성정은 자금 부족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 지난해 매출이 59억원인 성정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것과 관련해 자금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대국건설산업 대표인 형남순 회장과 아들인 형동훈 성정 대표는 이스타항공 정상화 이전까지 개인 재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원활한 인수 절차 진행을 위해 인수대금 조기 완납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정은 "항공기 6대 운영까지 자체 자금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골프장 매각이나 재무적 투자자 유치 등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향후 항공기가 늘어나면 유상증자나 보유 자산 매각, 투자 유치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인수대금 활용 방안 등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다음 달 20일까지 법원에 제출하고, 이르면 8월 관계인 집회를 열어 채권단과 채권 변제 비율을 합의할 계획이다.

이스타홀딩스 등 이스타항공 대주주 주식은 소각되고, 소액주주 주식은 병합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주를 인수하는 성정의 이스타항공 지분율은 구주 소각과 병합이 이뤄진 다음 결정된다. 법원의 회생 계획 인가를 받으면 연내 이스타항공 인수가 완전히 마무리된다.

성정의 최종 인수 결정에 대해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전체 이스타항공 근로자를 대표하여 최종 인수 대상자로 선정된 (주)성정에 깊은 감사와 환영의 입장을 전한다”며 “최종 인수자 결정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임직원들이 빠른 시간 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성정과의 계약 체결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지원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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