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시작과 달리 현장 반응 냉담·싸늘
"정부 '보여주기 식' 행사 아니냐" 반응도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입구 모습.(사진-김한나 기자)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입구 모습.(사진-김한나 기자)

[일요경제 김한나 기자] "동행세일이 뭔가요? 그런 행사를 하는지도 몰랐어요"

정부가 주도하는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시작된 지 5일이 지났다. 기자는 29일 오후 동행세일 관련 취재를 위해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찾았다. 시장에서 만난 사람들 대다수는 동행세일이란 행사가 있는지도 몰랐다며 기자에게 반문했다.

시장 상인들도 동행세일에 관심이 없어 보였다. 호떡 장사를 하는 시장상인 A씨는 "동행세일 행사 자체는 알고 있지만 별로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행사 이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시장상인 B씨는 "오히려 6월 들어서부터 매출이 안 좋아지고 있다"면서 "이유는 모르겠는데 손님들이 와도 옷을 구매하진 않고 구경만 하다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동행세일’은 내수 진작을 위한 대규모 행사로 지난 24일 시작했다. 이번 행사에는 대형 온라인 유통사를 비롯해 TV홈쇼핑, 전국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이 참여해 최대 80% 할인·판촉 행사를 전개한다.

29일 오후 망원시장 안 오가는 손님들.(사진-김한나 기자)
29일 오후 망원시장 안 오가는 손님들.(사진-김한나 기자)

동행세일 행사의 취지는 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 활성화와 내수 진작에 있다. 하지만 행사취지가 무색하게 재래시장 상인들은 하나같이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백화점 역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기자가 다녀온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평일 오후라 그런지 내부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1층 명품관을 비롯해 다른 층도 쇼핑을 하러 나온 사람들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패션매장에서 만난 한 백화점 직원은 "동행세일이라고 안내돼 있긴 하지만 잘 모르겠다"며 "홍보가 많이 안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백화점 내부에서 '동행세일' 안내문 하나 발견하기도 어려웠고, 백화점 직원조차도 '동행세일'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알지 못했다. 

수제화 매장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행사 품목의 경우 브랜드별로 매장마다 차이가 있다"면서 "일부 품목에 대한 할인율 적용도 모두 다르다"고 답했다.

29일 현대백화점 신촌점 외부에 마련돼 있는 동행세일 행사 부스.(사진-김한나 기자)
29일 현대백화점 신촌점 외부에 마련돼 있는 동행세일 행사 부스.(사진-김한나 기자)

백화점 외부에 있는 행사 부스도 상황은 비슷했다. 부스 한 관계자는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은 것도 있지만 행사 자체가 홍보가 덜 된 느낌"이라며 "사실상 정부의 보여주기 식 행사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반면 지하 2층 행사장에서 열린 '코리아 패션마켓'에는 옷을 고르는 고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동행세일과 연계해 진행되는 코리아패션마켓은 다음달 1일까지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통해 대규모 할인행사를 이어간다. 비슷한 시기 함께 진행되는 할인행사임에도 동행세일보다는 코리아 패션마켓이 고객들의 반응이 더 뜨거웠다.

일각에서는 동행세일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판매 촉진보다 정작 대기업 위주의 몰아주기 효과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 동행세일 판 키우기에 나선 유통업체들의 적극적 행보와 달리 정부의 정책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간 반복돼 온 정부의 단순한 보여주기 식 행사가 아닌 내실을 다지고 본질을 추구하는 데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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