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빠른 배송 사활...물류 전쟁 '격화'
풀필먼트·퀵커머스 체제 구축 등 경쟁력 강화

서울의 한 택배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택배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김한나 기자] 유통업계가 최근 배송 인프라 확충에 나서면서 물류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업체들은 빠른 배송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출범한 통합GS리테일이 주문에서 물건을 받을 때까지 2시간 내 처리 배송할 수 있는 오프라인 플랫폼 시스템 구축하겠다고 밝히면서 유통업계 배송 경쟁이 또 다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통합 GS리테일은 퀵커머스를 바탕으로 유통·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전국 1만5000여개 소매점 인프라스트럭처를 이용해 '퀵커머스' 서비스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퀵커머스는 쿠팡 로켓배송을 뛰어넘는 주문 후 최대 2시간 이내 즉시배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배달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지분 19.53%를 인수하고, 배달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우딜을 론칭하는 등 퀵커머스 플랫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GS리테일은 연면적 40만㎡가 넘는 규모의 전국 60개 물류센터망과 배송 차량 3300여대, 인력 2200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5년 간 물류센터 6개를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5년 투자액인 1조원 중 절반 가량인 5700억원을 물류 및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에 활용한다.

GS리테일은 1만5000개 소매점 인프라를 핵심 역량으로 꼽았다. 격변하는 유통 환경에서 퀵커머스 플랫폼과 세분화된 주문에서 최종 배송까지 책임지는 도심형 마이크로풀필먼트의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통합 GS리테일은 15조5000억원 수준의 연간 취급액을 2025년까지 25조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계는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이 유통업계의 판도 변화를 가져 올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네이버도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인공지능(AI)기술을 결합한 물류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는 곤지암에 이어 경기도 군포·용인에 풀필먼트센터를 오픈한다. 이를 통해 기존 익일배송 상품 범위를 상온·공산품에서 저온·신선식품으로 확대해 경쟁력을 대폭 강화했다. 네이버는 지분 교환으로 관계를 돈독히 한 CJ와의 협업을 통해 물류 및 배송망을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센터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풀필먼트센터 3곳을 보유하고 있는 SSG닷컴의 노하우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계기로 사업 구조를 온라인과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쿠팡도 지난 3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후 매달 전국 각지에 물류센터 구축 계획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밝힌 투자 규모만 1조원이 넘는다. 이는 상장으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진 45억5000만달러(약 5조1678억원)의 20% 수준이다.

11번가 역시 배송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11번가는 1000여개 상품을 대상으로 평일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해 주는 '오늘주문 내일도착'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미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소규모로 당일 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향후 점차 상품과 지역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의 로켓배송을 시작으로 물류가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이커머스 업체들의 물류서비스 인프라 및 시스템 강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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