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필락시스 진단만 보험금 지급 ...반쪽짜리 보험
각 보험사의 정확한 보장 내용을 확인한 후 선택해야

(사진=NH농협생명)
(사진=NH농협생명)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주요 보험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백신 부작용 보험’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말 삼성화재가 ‘아나필락시스 진단비’로 획득한 3개월간의 배타적 사용권이 지난달 말로 만료되면서 보험사들이 일명 '백신 부작용 보험'으로 불리는 아나필락시스쇼크 보장 보험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대표이사 김인태)은 이날 아나필락시스쇼크 진단을 보장하는‘아나파스면NH국민안심보험(무)’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 우려되는 아나필락시스쇼크를 보장한다. 아나필락시스란 음식물, 독소, 백신 등 특정 외부 항원에 반응하여 일어나는 급성 전신성 알레르기 질환이다.

최초 1회 아나필락시스쇼크에 진단받는다면, 보험금 200만원을 지급한다. 보험료 한 번 납입으로 1년 동안 보장받을 수 있다. 가입연령이 0세부터 87세까지 폭넓어, 온 가족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보험료는 1년 만기, 연납, 40세 기준 남성이 1,200원, 여성이 1,300원이다.

김인태 대표이사는 “코로나19에 대한 백신 보급이 활발히 되면서 백신을 맞는 고객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 신상품을 출시했다.”며, “앞으로도 농협생명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보장의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일에는 한화손해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 캐롯손해보험 등이 백신 보험을 선보였다.

한화손해보험은 ‘무배당 차도리 ECO 운전자상해보험 2107’을 개정, 응급의료 아나필락시스 진단비(연간1회한)도 탑재해 보장을 강화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은 아나필락시스쇼크로 인한 진단금을 보장받는 ‘(무)m아나필락시스쇼크진단보험’을 출시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부작용을 비롯해 ‘아나필락시스쇼크’로 진단 시 보장금을 지급하는 특화 보험이다.

가입 가능 연령은 만 19세부터 70세까지이며, 보험료 1400원(남자 40세, 1년 만기 기준) 일시납으로 추가 비용 없이 보험금 최대 20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활발해지면서 백신 접종 후 부작용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와 니즈를 충분히 고려해 출시한 상품”이라며 “고객 상황에 따라 보험기간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고, 보험료가 소액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가입해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은 티맵모빌리티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고객을 대상으로 ‘캐롯 아나필락시스 안심 보험’에 무료로 가입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줄이고, 전 국민에 대한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자 기획됐으며, 가입일로부터 6개월 간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진단 확정된 경우에 한해 200만원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캐롯 아나필락시스 안심보험 이벤트는 TMAP내 이벤트 상세페이지 ‘무료보험 혜택 받기’를 통해 백신 보험 가입절차를 진행한 선착순 3만명의 고객에게 적용된다.

캐롯 박용준 제휴BM개발본부장은 “캐롯 아나필락시스 안심보험 무상제공의 경우 사회 구성원의 백신접종률을 높여 코로나 사태의 빠른 종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기획됐다”며 “향후에도 캐롯만의 상품 기획력과 디지털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험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백신 보험’을 선보인 업체 외에도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이 백신 보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백신 보험’ 출시 러쉬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백신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증상들이 보장에서 빠져 있어 ‘반쪽짜리 보험’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진단금 200만원 수준에 불과하고 피보험자가 아나필락시스 진단을 받았을 때만 보험금을 지급하며 이를 제외한 다른 부작용은 보장하지 않는다. 국내 아나필락시스 의심사례는 지난 5일 기준 434건으로 같은 날 접종 완료자의 0.002% 수준에 불과하다.

아스트라제네카(AZ)·얀센 등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또는 백신 접종 후 흔하게 발생하는 발열·두통·오한 등으로 병원을 찾았을 경우에는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백신접종자가 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보험사들의 관련 상품 출시가 늘고 있다”면서도 “아나필릭시스 진단에만 한정돼 있고 보장액도 크지 않기 때문에 각 보험사의 정확한 보장 내용을 확인한 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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