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 김한나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주문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른바 '퀵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유통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배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자 경쟁사보다 더 빠른 배송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추정한 오는 2030년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4480억유로(약 628조4500억원)에 달한다. 퀵커머스는 최근 유통 기업 사이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빠른 배송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퀵커머스 시장이 이커머스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했다.

쿠팡은 6일 자사 배달 앱 쿠팡이츠를 통해 서울 송파구에서 퀵커머스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쿠팡이츠 앱에 '마트' 카테고리를 신설해 라이더가 15분 내 근거리 배달을 하는 것으로, 신선·가공식품과 생필품 등이 서비스 대상이다. 쿠팡은 서울 송파구를 시작으로 강남권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쿠팡이 본격적으로 퀵커머스에 뛰어들면서 도심 물류센터를 통한 빠른배송 시장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는 현재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약 32개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B마트의 경우 지난해 매출만 1억700만유로(약 1417억원), 주문건수는 1000만건을 기록했다.

B마트의 성공에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도 퀵커머스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인터파크는 지난달 배달 전문 서비스 업체인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와 협업해 라이브커머스와 퀵커머스를 결합한 '퀵-라이브'를 내놨다.

11번가도 종합물류기업 SLX와 손잡고 '오늘주문 오늘도착' 서비스를 시작했다. 11번가는 근거리 물류 플랫폼 '바로고'의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를 활용해 당일 배송을 강화할 예정이다. 

유통 대기업 역시 퀵커머스 시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와 홈플러스는 각각기업형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와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거점 삼아 1시간 내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리테일도 편의점 GS25와 GS수퍼마켓을 통한 빠른 배송 서비스를 무기로 삼았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의 대형마트도 퀵커머스를 위해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도심형 물류센터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달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를 3조4400억 원에 인수했다.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출혈 경쟁에 따른 우려도 나온다. 퀵커머스 경쟁이 격화될수록 더 빠른 배송을 위해 물류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막대한 투자 비용 지출은 오히려 수익성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

아울러 기존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편의점 업계까지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퀵커머스 시장이 확대될수록 배송 경쟁에서 편의점들이 밀리는 건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편의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되 빠른 배송에만 초점을 둔 경쟁 구도를 넘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묘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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