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이어 펄어비스·컴투스·넷마블 등 ESG 조직 신설
환경·사회공헌 중점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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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부는 가운데 게임업계도 뒤늦게 ESG 조직을 잇따라 신설하면서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ESG는 최근 기업가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각되면서 기업경영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활동 전반에서 친환경, 사회적 책임, 윤리적 지배구조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것이 핵심이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지난 3월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한 이후 넷마블, 펄어비스, 게임빌·컴투스 등도 속속 ESG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게임업계 ESG 경영의 첫 발을 내딛은 건 엔씨소프트다. 엔씨는 지난 3월 지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엔씨(NC)는 윤송이 CSO(최고전략책임자), 정진수 COO(최고운영책임자), 구현범 CHRO(최고인사책임자)로 구성된 ESG 경영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장은 윤송이 CSO다. ESG 경영위원회는 ESG 경영 방향과 전략 수립을 담당한다. 실무 조직으로 ESG 경영실을 함께 설립했다.

엔씨소프트는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한 핵심 분야로 △미래세대에 대한 고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환경 생태계의 보호 △AI(인공지능) 시대의 리더십과 윤리 등을 지목했다.

펄어비스는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게임개발사 최초로 지난달 ESG 태스크포스(TF)를 설립했다. 펄어비스 ESG TF는 허진영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총괄을 맡고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ESG 경영 전략과 로드맵을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투명 경영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ESG 각 항목을 포괄한 사회적 책임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허진영 펄어비스 COO는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에 대한 전세계 유저들의 관심에 보답하고자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등 사회적 가치를 강조해왔다”며, “ESG 경영 전담 조직 신설을 통해 사회적 책임 및 기업윤리를 강화한 투명 경영과 지속가능한 경영체제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컴투스와 게임빌은 본격적으로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ESG 위원회를 이달 중 신설한다.

컴투스와 게임빌은 글로벌 표준 지침들을 ESG 경영에 적용하고, 이에 더하는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사회적 기여를 더욱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양사는 앞으로 환경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문화 콘텐츠 기업으로서 문화를 통한 지역 사회 기여 방안을 강구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건전한 경영환경을 모색하는 등 ESG 중심 경영전략을 세부적으로 수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 사는 각각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구체적인 구성 및 세부 활동 방안도 함께 마련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두 회사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ESG 경영을 실현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5월에 ESG 위원회 설치를 발표한 넷마블은 하반기 중 위원회를 설립하고 책임 경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도기욱 넷마블 재무전략담당(전무)은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ESG경영활동에 관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고 하반기에 이사회 산하 직속으로 ESG 위원회를 설립할 예정"이라며 "새롭게 완공된 신사옥도 태양광 연료전지, 지열 등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를 통해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효율화시켰고, 이산화탄소 발생률을 줄여 온실가스 감축 가능한 친환경 시설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게임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2025년부터 ESG 관련 공시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취지다. 게임업체들 대부분이 코스닥에 상장돼 있기에 당장 의무를 부담하지는 않지만, 주요 게임사들은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만큼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고 있어, 이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ESG 경영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게임업계 ESG 등급 평가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엔씨소프트로, B+ 등급을 획득했다. 상장사 중에서는 넷마블, 컴투스, 펄어비스, 웹젠 등은 B등급을, 넥슨지티는 C등급을 받았다.

각 사별로 ESG 경영에서 추구하는 방향성은 조금씩 다르지만, 우선 환경과 사회공헌 문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신사옥인 글로벌 연구개발혁신센터를 설계 단계부터 최고 수준의 친환경 인증을 목표로 건립하기로 했다.

넷마블은 새로 완공된 신사옥 '지타워'가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빗물을 조경수로 사용하고, 조경수를 청소용수로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갖췄고, 태양광·연료전지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설비도 설치됐다.

사회공헌 부문에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통한 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엔씨소프트의 NC문화재단은 부산 지역 소외 청소년 양육시설(소년의 집, 송도가정, 마리아꿈터)을 대상으로 5년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과학 특별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의사 소통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한 어플리케이션인 ‘나의 AAC’를 서비스하고, 국내 최대 특수교사 커뮤니티 ‘세티넷(SETEA.net)’을 지원하고 있다. 자회사인 엔씨소프트서비스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증을 통해 근로 취약 계층의 일자리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해밀학교’ 후원, ‘글로벌 IT 교실’ 조성,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넷마블은 2018년 넷마블문화재단을 설립해 게임문화체험관을 만들고,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 등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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