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무인 운영 '하이브리드 점포' 증가세
인건비 부담 가중...편의점 5곳 중 1곳 심야영업 포기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무인 편의점에서 시민이 물건을 고르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무인 편의점에서 시민이 물건을 고르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김한나 기자] 편의점 업계에 무인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무인 점포는 늘고 있는 추세다. 

19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와 CU는 하이브리드형(야간 무인) 점포를 각각 290여개, 250여개 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무인점포 시그니처 매장은 지난달 말 기준 130여개, 이마트24도 현재 150여개 하이브리드 점포를 운영 중이다. CU는 올해 말까지 100여개 매장을, GS25는 연말까지 170여개 매장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점포’는 낮에는 주인이 직접 근무하고, 야간에만 무인으로 전환해 운영하는 점포를 말한다. 상반기 편의점 4사의 무인 매장 수는 990여개로 총 매장 수 4만5277개(지난해 말 기준)의 2.1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인시스템 편의점은 2017년 이마트24가 최초로 무인점포를 연 것을 시작으로, 2019~2020년 크게 증가했다.

GS25는 2019년 16개에서 181개로 늘어났고, CU도 2018년 4월 하이브리드 매장인 ‘바이셀프 편의점’을 선보인 이후 2년 사이 무인점포 개수가 200개로 급증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2018년 4개에 불과했던 매장이 올해 6월까지 130개로 늘었다. 

무인점포가 확산될수록 발생하는 일자리 감소에 대한 고민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편의점업계는 무인화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속도를 가속화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야간에 문을 닫는 편의점이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심야 시간(자정∼오전 6시) 미영업 점포 비중은 2018년 13.6%, 2019년 14.7%, 2020년 16.4%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달 말 기준 18.1%로 20%에 육박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도 심야시간대 문을 닫거나 무인으로 영업하는 점포 비중이 2016년 13%, 2017년 16%, 2018년 19%, 작년에는 2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세븐일레븐도 심야시간대 미영업 점포 비율이 2018년 17.6%, 2019년 18.4%, 2020년 21%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달 말 기준 5509개 점포 가운데 4300여개 점포가 밤 시간대 무인으로 영업하거나 영업을 중단했다. 편의점 평균 5곳 중 1곳은 심야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최근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편의점 가맹점주의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된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편의점의 20%는 인건비와 임대료를 지불할 수 없는 적자 점포"라며 "가맹점 평균 순수익은 200만원 남짓으로 지금까지 점주들이 근무시간을 늘리면서 인건비를 줄이고 있는데 내년에는 인상된 최저임금 적용으로 이같은 가맹점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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