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서비스 강화...소규모 동네상권 '직격탄' 우려도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한 전기트럭 ‘이동형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에서 모델이 현대백화점 신선식품을 포장해 배달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사진-현대백화점)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한 전기트럭 ‘이동형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에서 모델이 현대백화점 신선식품을 포장해 배달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사진-현대백화점)

[일요경제 김한나 기자]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확산하면서 유통가가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늘어난 온라인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배송 속도전에 뛰어들면서 각종 프로모션을 선보이는 등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선 것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 롯데쇼핑, GS리테일 등 주요 유통기업들이 퀵커머스 시장에 동참하고 있다. 

우선 SSG닷컴은 온라인 장보기 수요를 잡기 위해 ‘당일 배송’ 서비스를 확대한다. SSG닷컴은 이마트 성수점 PP(Picking & Packing)센터 배송권역의 당일 쓱배송 주문 마감 시간을 기존 오후 1시에서 오후 7시까지로 6시간 연장했다. 이마트 성수점 PP센터 쓱배송을 이용하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배송 완료 시간대는 기존 ‘16~20시 사이’ 뒤로 ‘18시~21시 사이’와 ‘21~24시 사이’의 두가지 선택지가 추가됐다.

SSG닷컴은 성수점을 시작으로 7월 중 자양점, 왕십리점 PP센터를 비롯해 오는 10월까지 수도권 및 지방 광역시 20개 매장에도 같은 정책을 적용할 예정이다.

SSG닷컴은 7월 기준 용인과 김포에 위치한 온라인 스토어 '네오(NE.O)' 3곳에서 하루 8만여건, 전국 110여 곳의 PP센터를 통해 하루 6만여건 등 하루 최대 14만여건을 처리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이마트 점포 리뉴얼을 통해 10곳 이상의 PP센터 물량 확대를 추진한다. 마감 시간도 순차적으로 늘려 연말 기준으로 하루 최대 15만여 건의 주문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도 기존 매장을 활용해 퀵커머스 강화에 나선다. 롯데쇼핑은 ‘스마트 매장’과 ‘세미다크 스토어’를 통해 2시간 내 ‘바로배송’에 나선다. 현재 8개인 세미다크 스토어 역시 올해 안에 30개로 확대해 ‘퀵커머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GS홈쇼핑과 통합한 GS리테일은 사모펀드 퍼미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배달 어플 '요기요'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요기요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편의점 거점을 통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또 배달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인수해 GS25와 GS수퍼마켓의 배달 전용 모바일 앱인 ‘우딜-주문하기’(이하 우딜앱) 운영에도 나선다. 

홈플러스는 슈퍼 사업인 익스프레스를 통해 즉시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2월부터 자체 모바일 앱이나 온라인 사이트 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즉시 배송 코너를 통해 1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는 전국 250여개 매장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다.

현대백화점은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전기트럭을 활용해 이달 말부터 신선식품을 10~30분 내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이동형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를 활용한 것이다. 과일·채소·정육 등 60여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10~30분 안에 집에 도착하는 서비스다. 오는 10월까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반경 3㎞ 내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다른 점포에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유통업계의 퀵커머스 시장 성장이 골목상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배송 플랫폼과 대형마트, 대기업 물류센터의 배송 서비스가 강화될 경우 소규모 동네상권에 피해가 전가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퀵커머스 시장에서 또다시 물량공세로 나온다면 입지가 약한 동네 상권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보다 제도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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