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다주택 보유 논란으로 자진 사퇴했다. 과거 여권 인사들의 부동산 문제로 정조준했던 김 후보자의 다주택 보유 비판 여론과 사퇴 압박이 커지면서 스스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을 통해 "SH 사장 후보자에서 사퇴합니다. 저를 지지하고 비판하신 모든 국민께 죄송합니다"라고 자진사퇴를 알렸다.

김 후보자는 남편과 함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와 서초구 잠원동 상가를 포함해 4채의 부동산을 보유해 자격 논란에 휘말렸다.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담당하는 공기업 수장으로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27일 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에 관한 질문을 받고 "내 연배상 지금보다 내 집 마련이 쉬웠고, 주택 가격이 오름으로써 자산이 늘어나는 일종의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고 해명해 집중 공격을 받았다.

서울시의회는 이튿날 김현아 후보자에 대해 '부적절' 의견이 담긴 인사청문회 보고서를 의결했다.

김현아 후보자는 29일 보유 부동산 4채 중 부산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매각하겠다고 밝혔지만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시의회 민주당은 30일 입장문에서 김현아 후보자가 과거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인사들의 다주택을 강하게 비난한 점을 들어 "'역대급 내로남불'"이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같은 날 시의회 국민의힘은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같은당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SNS를 통해 "서민주택 공급 책임자에 다주택자를 임명하는 것은 부적절한 인사권 행사"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토록 촉구했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사장 임명을 강행할 수 있었지만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오 시장의 부담이 켜졌고 김 후보자 결국 자진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부동산 정책에 차질이 없도록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새로운 후보자를 다시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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