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유상증자 자금으로 첫 대규모 투자
"안정적 투자 수익에 미래 우주 사업 확장 성장성 확보“

한화시스템 우주 사업 현황(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 우주 사업 현황(사진-한화시스템)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한화시스템이 영국 우주 위성 인터넷 기업 원웹(OneWeb)에 3억 달러(약 3450억 원)를 투자하면서 원웹의 이사진이 됐다.

13일 한화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상반기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투입하는 첫 번째 대규모 해외 투자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계약에 오랜 기간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세계 민간 우주 경쟁에서 원웹의 위상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시스템은 3450억원 규모의 투자와 함께 원웹의 이사회에도 합류해 경영에도 참여한다.

우주에 인공위성을 띄워 지구 전역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우주 인터넷 서비스는 수많은 세계적 기업들이 뛰어들 만큼 시장 전망이 밝다. 모건스탠리는 우주인터넷 시장 규모가 향후 20년 안에 최대 5820억달러(약 6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웹은 세계 최초로 우주인터넷용 위성을 발사한 회사다. 내년이면 위성 648기로 우주인터넷망을 완성해 글로벌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 세계 3대 위성통신 기업 유텔샛(Eutelsat)은 내년 전체 위성 배치 이후 3~5년안에 원웹의 연 수익이 10억 달러(약 1조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유텔샛은 원웹이 우주인터넷 분야에서 최소 10∼20%를 상당 기간 점유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원웹은 오는 20일 저궤도 위성 34기를 쏘아올린다. 이는 원웹의 288번째 위성이다. 내년까지 648기를 띄워 1세대 위성망을 구축하고 우주인터넷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원웹 사업 현황과 전망을 보면 머지않아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안정적인 투자 수익보다 더 큰 수확은 치열한 세계 우주 경쟁의 장에 유리한 조건으로 진입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위성 안테나 기술 기업인 한화시스템은 원웹의 위성·안테나 개발·제작, 위성 간 통신(ISL) 기술 개발 사업 참여 등을 통한 사업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우주 인터넷망을 만들기 위한 위성·안테나 제작, 발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주 분야 시장조사 기업 유로컨설트(Euroconsult)는 소형위성 시장이 앞으로 10년간 513억 달러(약 5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성 안테나 시장을 포함하면 시장은 이보다 더 커진다.

한화시스템은 정부 주도로 개발된 다목적 실용위성, 차세대 중형위성, 초소형 SAR(Synthetic Aperture Radar·지구관측 영상 레이다) 위성 등의 탑재체와 체계 개발을 담당하면서 위성 개발 능력을 키워왔다.

지난해에는 영국의 위성 안테나 기업 페이저솔루션(Phasorsolution)을 인수하고, 미국 휴대형 안테나 기술 기업 카이메타(Kymeta)에 330억원을 투자하면서 전자식 통신위성 안테나 기술을 확보했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투자 수익은 물론 우주 사업 확장을 통한 미래 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해 원웹을 선택했다"며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최초로 글로벌 뉴스페이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된 의미도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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