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공유자전거 새 요금제 도입 철회

카카오T 서비스 이용료 관련 안내 공지사항(사진-카카오모빌리티)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카카오가 택시·공유자전거 등 요금 인상안을 철회하기로 했다. 모빌리티 시장에서 독점적인 플랫폼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서비스 요금 인상을 단행한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로 택시 호출 시 돈을 더 내면 택시를 더 빨리 잡을 수 있는 기능인 '스마트호출' 요금 범위를 이날 오후 4시부터 '0원~2000원'으로 재조정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일부터 스마트호출비를 기존 1000원(야간 2000원) 정액제에서 0원∼5000원의 탄력요금제로 변경했다. 그러나 실질적 요금 인상이라는 택시 업계의 거센 발반에 부딪혀 요금제를 재조정하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관계자는 "택시를 잡기 어려운 시간대나 지역에서 기사님이 호출을 더 적극적으로 수락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도입했지만 오히려 이용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이 같은 의견을 수용해 탄력요금제를 이전의 상한선인 2000원을 초과하지 않도록 제한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바이크 요금도 중장거리 이용자의 부담이 커진다는 의견을 경청해 이용자 부담이 늘지 않는 방향으로 재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일부 지역에서 다음달 6일부터 카카오T 바이크 요금제의 15분 기본 이용시간을 없애고, 분당 추가 요금을 현행 100원에서 140~150원으로 인상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카카오 T 바이크 역시 중장거리 이용자의 부담이 커진다는 의견을 경청해, 이용자 부담이 늘지 않는 방향으로 재조정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내용이 결정되는 대로 별도 공지를 통해 안내할 계획이다.

‘플랫폼 독점’ 지적은 숙제

카카오모빌리티 요금인상 철회로 사태는 일단락 됐지만, 카카오의 플랫폼 사업자 시장 독점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택시호출 시장에서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 택시기사 25만명 가운데 23만명이 가입했고, 앱 가입자 수는 2800만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점적인 플랫폼 지위를 앞세워 서비스 요금 인상에 나선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지배력이 커질수록 이러한 논란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수익화 모델 찾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 독점 문제에 대한 논의와 규제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카카오모빌리티를 겨냥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중개 수수료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용료 개편으로 서비스 이용에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서비스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을 보다 더 무겁게 받아들이고, 이를 계기로 출퇴근, 심야에 집중되는 택시 수요공급 불균형 문제와 요금의 적정성을 모두 신중하게 고려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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