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 국내 게임업계 빅3로 불리는 ‘3N'이 흥행 실패로 주춤하는 사이 신흥 대세 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펄어비스·위메이드 등이 시장흐름을 변화시키고 있다. 게임업계 차세대 주자가 빅3를 맹추격 하는 가운데 신흥 주자들의 돌풍으로 지각변동이 이뤄질지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사진-크래프톤)
(사진-크래프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국내 게임업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 등 이른바 '3N'이 신흥강자들에게 위협받고 있다. '3N'은 올해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잇따라 신작을 출시했지만 주춤하는 모양새다. 반면 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펄어비스·위메이드 등 신흥강자들이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최근 상장과 함께 게임 '대장주' 자리를 꿰찼다. '배틀그라운드'가 그 원동력이다. 크래프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차기작을 통해 글로벌 게임사로 발돋움 하겠다는 포부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상장 직후 차익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등 흥행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후 빠르게 반등에 성공해 공모가 수준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꾸준히 3N을 위협해온 크래프톤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3N을 넘어섰다. 크래프톤은 매출 4593억원, 영업이익 1742억원을 기록했다. 차별화된 글로벌 서비스 역량과 인게임 수익화에 힘입어 PC 및 모바일, 콘솔 분야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이 94%를 기록하며 글로벌 성과가 두드려졌다.

다만 크래프톤의 경우 중국시장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이 막대해 ’차이나리스크‘ 우려가 크다. 특히 올해 상반기 텐센트로부터 지급받은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의 70%에 달하는 6425억원이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우려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배동근 크래프톤 CFO는 "일단 저희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를 보시면 회계상으로 볼 땐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서 "다만 당사 퍼블리셔의 위치가 중국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지, 실제로 내용을 보면 크래프톤이 전 세계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배틀그라운드 PC와 콘솔 등 크래프톤이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이 매출의 과반을 넘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매출이 지배적이다는 비판이 있는데 엔드 유저(최종 이용자)를 기반으로 보면 절반에 못 미치기 때문에 그 부분은 바로잡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창한 대표는 크래프톤의 2대 주주인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와의 관계도 언급했다. 김창한 대표는 "텐센트의 경영진과 우리 경영진은 자주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텐센트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충실히 계약을 이행하고 신뢰 관계를 잘 구축해온 회사다"며 "중국 관련해 어려운 과제도 있었지만 함께 해법을 찾아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대표게임이 ’배틀그라운드‘ 하나 뿐 이라는 ’원 히트 원더‘도 단점으로 지적받아왔다.

이에 지적 재산권(IP)을 활용한 후속작 출시, 미디어·플랫폼 연계 등 콘텐츠 사업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전략을 꺼내 들었다.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로 확장해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주력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IP을 기반으로 다른 신규 게임까지 IP영역을 지속 확대해 콘텐츠 산업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미다.

글로벌 M&A도 거침 없이 진행한다. 크래프톤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의 70%를 글로벌 M&A에 활용한다. 인도, 중동을 넘어 북아프리카까지 게임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펼친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크래프톤은 차기작 출시에도 박차를 가한다.

크래프톤은 다음달 5일 크래프톤 산하 독립 스튜디오 라이징윙스가 만든 실시간 전략 게임 '캐슬 크래프트'를 전 세계에 출시한다.

‘캐슬 크래프트’는 실시간 PvP(Player VS Player) 대전을 통해 전략적으로 건물을 건설하고 병력을 생산해 상대의 진영을 무너트리고 본인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모바일 실시간 전략 게임이다.

사전 예약 한 달여 만에 100만명을 넘겨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인도·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현재 49개국에서 정식 출시에 앞서 제한된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우선 제공하면서 반응을 살피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 역시 사전 예약자 3200만명을 돌파해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 는 배틀그라운드 원작의 배틀로얄(최대 100인 생존경쟁) 경험을 기반으로 직접 개발한 모바일게임이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뉴스테이트의 경우 전작과 대비되는 고퀄리티 그래픽과 게임성을 제공한다"며 "그린플레어(죽은 팀원 소생), 무기 커스텀 키트, 드론 상점 등도 추가돼 유료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PU) 측면에서도 펍지 모바일 대비 월등한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펍지 모바일과 자기 잠식(카니발라이제이션) 우려도 존재하나 큰 이슈는 아니다"며 "배틀로얄 장르가 꾸준히 성장하는 만큼 신규 수요 창출이 가능하며 탑티어가 배틀로얄 게임 전체를 잠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게임 규제 우려도 일단락됐다"며 "미성년 관련 이용규제는 아쉬우나 전체 게임 매출 중 미성년 비중은 미미해 실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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