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사·증권사·카드사 등 164개 금융기관 조사
기재부 출신자 39→43명, 전체 경제공무원 199→250명 취업
용혜인 의원 “관피아·모피아 풍토, 개선 안 돼”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박근혜 정부 때보다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관료들의 금융권 취업이 25.6% 더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의원이 시중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증권사, 카드사 164곳의 경제관료의 금융권 취업 취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제부처 및 기관 근무자는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3-2016년 금융기관에 199명 취업했고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7-2020년 250명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5개 경제부처 및 기관의 금융기관 취업도 102명에서 124명으로 늘었다. 또한 기획재정부 출신자도 39명에서 43명으로 늘어 경제관료들의 금융권 진출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 중에서는 1금융권과 저축은행의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박근혜 정권 시기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 89.2%에 달했다.

저축은행은 50명에서 72명으로 늘어 44.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증권사 취업자는 오히려 줄었고 보험사와 카드사로의 취업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융기관으로의 경제부처 및 기관 경력자 취업 증가는 대부분 은행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근혜 정권 시기에는 73개 업체가 경제부처 및 기관 경력자를 채용했는데 문재인 정권 들어서는 88개 업체로 늘었다. 

금융권에 취업한 경력자들은 대체로 1-4급의 고위급 공무원인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금융기관의 자료 협조가 원활하지 않아 절반 이상의 경력자의 퇴직 시 직급을 알 수 없었으나, 직급을 알 수 있는 경우 89%가 1-4급 퇴직자였다.

상당한 실무 경험과 권한을 쥐고 인맥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을 금융권이 주로 원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용혜인 의원은 “세월호의 교훈을 새겨야 할 문재인 정부가 느슨한 제도 개선으로 관피아·모피아 청산에 실패했다”며 “관료와 금융이 결탁한 카르텔이 굳건한 이상 경제금융개혁과 부패 청산이 쉽지 않을 것”임을 지적했다.

이어 21대 국회와 차기 정부는 “낙하산 방지, 이해관계자 이력 추적 및 공개, 공직자윤리법의 강화 등을 다각도로 모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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