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촉구로 인한 은행권 대출한도 축소와 금리 인상 등의 대출 규제가 확산되는 가운데 일반인 신용대출 금리에 비해 전문직 신용대출이 월등히 낮아 금리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 의원실(경남 진주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국내 은행 전문직 및 일반인 신용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평균 전문직 대출금리는 2.42%인데 비해 일반인 신용대출 금리는 4.31%로 1.89%포인트나 낮았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전문직 대출금리와 일반인 대출금리 간 차이는 △2018년 2.00%포인트(전문 2.85%/일반 4.85%) △2019년 1.93%포인트(전문 2.59%/일반 4.52%) △2020년 1.69%포인트(전문 2.06%/일반 3.75%)로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올해 들어 다시 상승해 8월까지 전문직 대출금리가 일반인 대출금리보다 1.87%포인트나 낮았다.

지난 3년 간 전문직 대출금리가 가장 낮은 은행은 수협은행으로 평균 2.84%였으며, 다음으로 신한은행 2.91%, 대구은행 2.99% 등의 순이다.

전문직과 일반인간 신용대출 한도 역시 차이가 많았다.

지난 3년간 전문직 신용대출 평균 한도는 1억9000만원인데 반해 일반인 대출한도는 1억 3100만원으로 전문직이 5900만원 더 많았으며, 2021년 들어서는 6800만원(전문 2억300만원/일반 1억3500만원)으로 더 벌어졌다.

지난 3년간 전문직 대출한도가 가장 많은 은행은 씨티은행으로 평균 4억원이었으며, 다음으로 대구은행 3억6000만원, 우리은행, 경남은행, 농협은행이 각각 3억원 등의 순이다.

대표적 전문직종인 의사, 변호사, 변리사 직업군 신용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의사의 3년간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3.34%이며, 대출한도는 3억2010만원이었고 △변호사는 신용대출 금리 3.43%에 대출한도는 2억4480만원 △변리사의 경우 신용대출 금리는 3.35%, 대출한도는 1억8260만원이었다.

강민국 의원은 “원금과 이자를 떼일 염려가 적은 고소득 전문직에 대해 우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이 시장의 속성상 일견 맞을 수 있겠으나 그것은 은행이 가진 가장 중요한 공공성을 잃지 않는 범위에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용대출에도 전문직과 일반인 간 금리 차별이 뚜렷해지게 되면, 상대적으로 돈이 더 필요한 일반인은 2금융권 등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되고 결국 높은 금리에 고통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강 의원은 “전문직 등 고소득군과 일반인 간 금리 차이와 개인신용평가 등이 적정한지를 금융감독원이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