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사업과 4차 산업혁명 기술 융합...항공우주산업 미래 방향 제시
차세대 기본훈련기, 상륙공격헬기, 미래형 훈련체계 최초 공개

(사진=KAI)
(사진=KAI)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가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서울공항에서 개최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이하 ADEX)’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 중심의 신사업 제품군을 선보였다.

특히 KAI는 이번 전시회에서 내년 초도비행 예정인 KF-21의 가상 시범비행과 미래 이동체인 UAM이 영상으로 최초로 공개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또한 생존성과 임무수행률을 높여 줄 상륙공격헬기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MUM-T), 메타버스를 적용한 미래형 훈련체계 등도 고객과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KAI는 내년 초도비행 예정인 KF-21의 가상 시범비행을 영상으로 최초 공개했다. (사진=KAI)
KAI는 내년 초도비행 예정인 KF-21의 가상 시범비행을 영상으로 최초 공개했다. (사진=KAI)

먼저 이번 전시회에서 공개한 KF-21은 서울 잠실과 제주도 한라산, 독도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이 연출될 때는 관람객들이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 KAI는한 유인 수송용과 무인 화물용 두 가지 플랫폼인 UAM도 공개했다. 유인 수송용 UAM은 5인승 전기추진 수직이착륙기(eVTOL)로 최대속도 250km, 항속거리 100Km이며, 도심간 30분 내외 이동을 목표하고 있다. 무인 화물용 UAM은 최대 600kg 화물 적재가 가능하며 국제규격 화물 팔레트를 적용하여 화물 탑재와 하역에 최적화된 설계를 적용한다.

KAI 관계자는 "UAM은 파워트레인, 날개, 항공전자 등을 공용 플랫폼으로 표준화하여 민‧군 등 다양한 수요에 대한 확장성을 높였다"면서 "KAI는 향후 UAM 요소기술을 확보하여 2020년대 후반까지 독자모델 UAM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KAI는 한국 공군의 KT-1 기본훈련기 대체를 목적으로 제안하는 차기 기본훈련기(소리개, Black Kite)도 처음 공개했다. 차기 기본훈련기는 1600마력 이상으로 출력을 향상시키고 디지털 조종석(Glass Cockpit), 여압 등 조종사 편의성을 강화시킨 모델이다.

KAI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군용기에 미래 항공 기술인 전기추진 시스템 적용을 검토하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면서 "전기추진 적용으로 향후 운용유지비 절감과 소음 최소화는 물론 환경 오염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개발로 추진 중인 상륙공격헬기도 실물기 규모로 전시했다.

상륙공격헬기는 해병대 상륙기동헬기를 기반으로 스터브윙을 적용해 총 6개의 외부무장 스테이션이 장착되며 공대공, 공대지, 무유도로켓 등 상륙지원 및 공격 임무를 위한 다양한 무장이 탑재된다.

특히 헬기와 무인기간 합동작전이 가능한 유무인복합체계(MUM-T: Manned-UnManned Teaming) 개념도 적용됐다.

MUM-T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아직 연구 중인 새로운 개념으로 유인기의 생존성을 높이고 작전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비대칭 미래형 무기체계다.

KAI 관계자는 "현재 군의 ‘2021년 신속시범획득사업인 ‘헬기-무인기 연동체계 사업’ 참여를 준비 중에 있다"며 "헬기의 핵심기술인 동력전달계통 국산화를 추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 기동헬기 사업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KAI)
(사진=KAI)

KAI는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기술 등 첨단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훈련체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선보였다.

KAI가 자체 투자를 통해 개발 중인 VR 조종 훈련장비는 기존 FA-50 시뮬레이터와 상호 연동하여 모의 비행 훈련, 편대비행, 전술훈련 등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실제 항공기의 비행 준비과정과 정비 상황을 가상공간에 구현하여 체험형 학습을 진행할 수 있는 교육 훈련 시뮬레이터도 전시된다.

가상공간의 훈련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합동 훈련과 개인 학습을 병행할 수 있어 군의 훈련 효과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외 전문업체와 협력 강화...해외 수출 확대도 모색

KAI는 이번 ADEX 기간 동안 다수의 국내외 전문업체들과 미래사업을 위한 기술제휴, 사업협력 MOU를 체결 예정이며 동남아, 남미 등 해외 고객들과의 면담을 통해 수출 확대를 모색했다.

먼저 KAI는 현대중공업과 대한민국 최초의 경항공모함 개발을 위한 협력을 진행키로 했다. 이를 위해 양사는 지난 19일 서울공항에서 KAI 안현호 사장과 현대중공업 한영석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형 경항공모함 기본설계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경항공모함의 고정익‧회전익 항공기, 무인기 등 함재기 운용 및 관제를 비롯해 군수지원체계, 훈련체계, 시험평가 분야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각각 전투기와 함정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경험을 갖춘 KAI와 현대중공업의 전략적인 협력은 경항모의 건조부터 운영, 유지 그리고 함정 및 함재기 운영 능력 육성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KAI 안현호 사장은 “대한민국 최초의 경항모가 성공적으로 개발되어 대양해군으로 성장하길 기원”한다며 “항공기 운용, 정비, 훈련체계 등 일체의 노하우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공우주소재 국산화 가속화...2030년까지 900여종 국산 소재로 대체

또 KAI는 항공우주소재 국산화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국내 항공용 소재 시장은 1조 1200억 원 규모로 매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소재 국산화가 필수다.

KAI는 1800여 종의 소재와 표준품 중 2030년까지 사용 빈도가 높은 상위 50% 품종(900여 종)을 국산 소재로 대체한다는 목표다. 2019년 이후 소재 국산화를 추진한 결과, 알루미늄 압출재와 티타늄 압연재, 분말 등 항공소재 20종과 기계류, 전장류, 배관류의 표준품 15종 등 총 35종의 국산화가 완료됐다.

국산화 품목은 항공기에 사용 가능한 QPL(인정품목록)에 등재되어 KF-21 생산에 사용되고 있는데, 외산 구매 대비 원가는 40%가 절감됐다.

현재 항공용 소재부품 국산화는 알루미늄, 티타늄, 티타늄 분말 등 금속재, 수지, 에폭시, 경화제 등 복합재, 기계, 배관, 전장 등 표준품, 도료, 실런트 등 기능재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추진 중이다.

KAI 관계자는 “소재부품 국산화를 통한 수입대체 효과는 2030년까지 약 7500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며, “납기는 30% 이상 단축되며, 민수로 확대 시 효과는 군수의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KAI는 글로벌 업체와 FA-50 수출 확대를 위한 무장사업 협력도 논의했다.

전기 추진시스템을 적용한 차세대 기본훈련기와 FA-50 성능개량은 주요 수출대상국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공대공, 공대지 무장 능력 향상과 항속거리 확장을 위한 공중급유 기능을 적용한 수출형 FA-50은 대통령의 FA-50 탑승으로 수출 대상국의 문의는 최고조를 이뤘다.

말레이시아, 세네갈, 필리핀, 페루, 콜롬비아, UAE 등 각국 대표단은 FA-50, KT-1 뿐만 아니라 KF-21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우주 제조 분야 체계종합 능력 강화...우주사업 비전 제시

KAI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발사로 모든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다가오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발맞춰 우주사업에 대한 비전도 제시했다.

국내 최초 민간주도 사업으로 진행 중인 차세대 중형위성 2호 개발과 21일 발사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 총조립을 주관했다.

또한 위성의 설계부터 제작, 조립, 시험이 가능한 국내 최초 민간 우주센터를 건립하고 대형부터 초소형 위성까지 다수의 위성을 동시 제작할 수 있는 양산 인프라도 구축했다.

KAI 관계자는 "우주 제조 분야의 체계종합 능력을 강화하고 국내외 업체들과의 적략적 협력을 통해 운영, 서비스 등 우주산업의 영역을 확대해 뉴스페이스 시대의 글로벌 키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주분야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에어버스와도 적극 협력키로 합의했다.

KAI 관계자는 금번 서울 ADEX 2021의 성과를 “항공우주분야의 기술고도화와 신규시장 창출로 연결할 것”이라며 “항공우주산업을 국가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