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3분기 최다 사망사고 건설사 불명예
중견건설사, 오너일가 사임 잇따라... 중대재해처벌법 회피 의도 비판

중견건설업계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안전사고로 인한 작업자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업습니다.(사진-픽사베이)
중견건설업계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안전사고로 인한 작업자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업습니다.(사진-픽사베이)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중견건설업계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안전사고로 인한 작업자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중견건설사 오너들의 대표이사직 사임이 잇따르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이를 회피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을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조치 미비로 발생한 산업재해를 ‘기업범죄’로 보고 강력히 처벌하는 법이다.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산업현장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1년 6월 산업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상반기 산업재해 사망자 474명 중 240명(50.6%)이 건설업 종사자인 만큼 건설업계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중견건설사들도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보건팀을 신설하는 등 안전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부건설은 최근 안전보건경영 시스템 역량강화를 위해 대표이사 직할 '안전보건경영실'을 신설했다. 안전보건경영실장은 오수찬 상무를 신규 선임했다. 오 상무는 지난 1997년 동부건설 입사 이래 HSE 팀장 업무를 수행하면서 건설안전기술사, KOSHA-MS 심사원, ISO 45001 심사원 자격을 갖춘 안전보건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라는 설명이다.

동부건설은 안전보건경영실 신설 외에도 대표이사가 주관하는 모든 회의를 '안전보건경영회의'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를 통해 안전보건경영 현안, 이슈, 개선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할 계획이다.

또한, 현장 안전 관리를 위해 △건축·토목 소장 출신의 점검팀 증원 △사업본부별 안전담당자들의 점검과 지원 △동부건설 기술연구소의 기술안전점검 △매월 대표이사 및 경영진 주관의 현장 안전점검 등 4중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요진건설산업은 현장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고용노동부가 인정한 재해예방 전문지도기관인 '한국안전보건기술원'에 의뢰, 각 현장마다 안전점검 및 강평, 현장 안전교육 실시, 점검보고서 제출 등의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 도선동 오피스텔현장을 시작으로 평택 고덕 지식산업센터, FED 패밀리하우징 현장 등 지난달과 오는 12월에 나눠 전 현장 1회씩 컨설팅을 진행한다. 요진건설산업은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통해 전체 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재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안전점검 및 교육을 진행해 현장 구성원들의 안전의식 수준을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부영그룹은 지난달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갑작스러운 한파에 부영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을 중심으로 자체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먼저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 안전교육 및 훈련 매뉴얼 숙지와 비상연락망 정비, 한랭질환 종류와 인지 및 예방방법, 응급조치 요령 등에 교육을 실시했다. 안전관리자는 기상청 정보 등 상시 모니터링을 의무화하고 현장마다 기온에 맞는 상황별 지침을 숙지하도록 했다.

또 강풍대비 가설구조물 안전점검 및 정비, 한파 대비 건물 균열 등 구조안전 점검을 실시해 필요 시 구조 보강을 할 수 있게 했다. 이 외에도 건설자재 낙하, 비래사고 대비 결속상태를 점검하고 지붕과 배수구 등 모든 시설물 점검도 이뤄졌다.

한양은 안전한 작업장 조성을 위해 ‘1.3.5 안전문화 활동’ 등을 실시하며 안전경영 활동에 나서고 있다.

1.3.5 안전문화 활동은 1분 도구상자집회(TBM), 3분 스트레칭, 5분 정리정돈의 줄임말로 작업 시작 전과 작업 중간, 작업을 끝낼 때 협력사와 노동자가 기본과 원칙을 지켜 작업장의 위험요인을 제거하고 불안전한 행동으로 인한 재해발생을 예방하는 활동이다.

아울러 위험구간에 접근하거나 유해가스가 누출되면 작업자에게 위험 경고를 보내는 ‘위험알리미’나 전체 현장과 시공하고 있는 탱크 내부를 볼 수 있는 이동식 영상시스템 ‘스마트 모니터링’ 등의 스마트 안전장비도 도입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전사고로 인한 작업자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전국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33명이다. 이 중 100대 건설사 8곳에서 1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특히 한양은 이 기간에 공사현장 3개소에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며 3분기 최다 사망사고 건설사라는 오명을 썼다.

또한, 최근 전문인 경영 체제 강화를 내세우며 중견건설사 오너일가의 사임이 잇따르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이를 회피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 대한건설협회장 직을 겸임하고 있는 김상수 한림건설 회장은 지난 8월 18일 한림건설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일반 등기이사로 내려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에는 요진건설산업의 최은상 대표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송선호 전 재무회계본부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발탁했다.

사측은 갑작스런 대표이사 교체 인사에 대해 “책임 경영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호텔 및 해외시장 진출 등 신사업까지 직접 챙기며 일선에서 왕성한 경영활동을 해왔던 최 부회장의 전격 퇴진에 의아해 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내년 1월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오너 일가가 처벌받는 극단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 대표이사직을 내놨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한신공영의 태기전 부회장도 대표이사를 사임하면서 전재식 부사장을 신규 선임하기도 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오너 경영자는 대표이사나 사내이사 등을 맡으며 책임 경영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내년에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되면 그룹 오너가 현재 맡고 있는 계열사 대표이사나 사내이사직을 전문경영인에게 넘기려는 사례도 일부 발생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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