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A등급·넷마블 B+등급…지난해 보다 한 단계씩↑
펄어비스·컴투스 등 중견게임사 대부분 B등급
'D등급' 받은 환경 부문 개선은 숙제로 남아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산업계 전반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한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도 후발주자로 ESG 강화에 나섰다. ESG 조직위원회 신설,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 등 적극적 행보를 보였지만 아직 갈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GCS)의 ESG 경영 평가에서 국내 게임사 중 가장 우수한 ESG 평가를 받은 곳은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다. 엔씨는 지난해(B+)보다 한 단계 높은 A등급을 획득했다. 세부적으로는 환경(D→B+), 사회(B+→A) 등 영역에서 개선된 평가를 받아 준수한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엔씨는 국내 게임사 중 가장 활발하게 ESG 경영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게임사 가운데 가장 먼저 ESG 위원회를 설치했고, 국내 게임사 최초로 ESG 경영 비전과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냈다. 

넷마블의 경우 종합 등급 B+로 전년(B)보다 한 단계 상승한 성적을 받았다. 넷마블은 지배구조 측면에서 한 단계(B+→A) 높아진 등급을 얻었지만 환경과 사회 영역에선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특히 환경 분야에서는 가장 낮은 D등급을 받았다.

넷마블 역시 ESG 활동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에 ESG 위원회 설치를 발표한 넷마블은 하반기 중 위원회를 설립하고 책임 경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새롭게 완공된 신사옥도 태양광 연료전지, 지열 등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를 통해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효율화시켰고, 이산화탄소 발생률을 줄여 온실가스 감축 가능한 친환경 시설을 만들었다.

컴투스, 펄어비스, 위메이드, 웹젠 등은 모두 B등급을 받았다.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의 경우 판단이 어렵지만 자회사 넥슨 지티는 C등급에 자리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기업의 비재무적 수준을 평가해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파악하고 개선에 활용하도록 2011년부터 매년 ESG 평가를 실시, 기업에 ESG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등급 평가는 S(탁월)부터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 총 7단계로 이뤄진다. KCGS에 따르면 B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다소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ESG 경영이 국제적으로 주요 경영 지표로 자리잡고, 비대면 수혜를 입어 빠르게 성장해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면서 게임업계도 앞다퉈 나선 것이다. 그간 게임업계 ESG 평가는 대기업들에 비해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특히 가장 미흡한 평가를 받아온 환경 부문의 경우 엔씨를 제외하고 모두 D등급 낙제점을 받았다. 

국내 게임사들들은 제조업과 달리 온실가스와 폐수 등 환경오염물질을 직접적으로 배출하지 않아 환경 경영과 관련한 인식 자체가 미흡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업계는 비교적 기대 이하의 평가에도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공통적으로 낙제점을 받은 환경 분야 평가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씨는 신사옥인 글로벌 연구개발혁신센터를 설계 단계부터 최고 수준의 친환경 인증을 목표로 건립하기로 했다. 또한 해양보호구역지도(MPA) 플랫폼을 개발하고 ‘NC 그린 캠페인’이라는 이름의 사내 환경 캠페인을 실시, 에너지 절약과 생태계 보호 등에 앞장서고 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과 '검은사막 모바일' 글로벌 이용자와 함께 대규모 산불 피해를 입은 터키에 묘목 7000그루를 기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해당 묘목은 터키 환경보호단체 TEMA에 전달됐다.

컴투스는 세계자연기금(WWF)에 환경 개선 사업 지원을 위한 후원금을 전달하고 환경 보호를 위한 사내 캠페인을 실시했다.

컴투스는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플라스틱 문제 대응에 앞장서고자 후원을 진행했다. 또한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비롯해 글로벌 생태 보호를 위한 맹그로브 숲 보존 활동과 글로벌 해양동물 보호 캠페인, 탈플라스틱 환경 보호 캠페인 등 환경 문제 개선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체제 가동을 위해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글로벌 문화 콘텐츠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며 ”국제 ESG 표준 지침들을 경영 환경에 적용해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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