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비축 물량 확보…장기화 조짐에 '근심'

주유소에 부착된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주유소에 부착된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이커머스업계가 연말 연시 쇼핑 대목을 앞두고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배송 차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요소수 품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상품 배송은 물론 이커머스의 경쟁력이라 꼽혔던 새벽배송까지 중단 가능성을 우려하며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요소수는 디젤 차량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필수 품목이다. 정부는 지난 2015년 9월 '유로6' 환경규제를 통해 경유차 요소수 투입을 의무화했다. 요소수가 떨어지면 차량의 출력이 떨어지고 시동도 걸리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요소수 원료인 산업용 요소 97.6%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의 요소수 원자재 수출 규제로 요소수가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10배 이상 뛰었고, 이마저도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문제는 요소수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 '물류 대란'이 현실화 된다는 점이다.

쿠팡과 마켓컬리, SSG닷컴 등 주요 이커머스업계는 당분간 배송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수입 다변화 등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요소수 품절 사태 초기부터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선 이커머스업계는 연말까지는 자체적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자체 배송차령을 운영하는 쿠팡은 "배송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연말까지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요소수 물량을 확보했다"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요소수 부족 사태에 면밀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켓컬리도 마찬가지다. 마켓컬리는 본사 소속 수도권 새벽배송 기사들에게 요소수를 연말까지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수도권 이외 지방 배송을 맡은 CJ대한통운 소속 기사들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본사가 사전에 빠른 대응으로 연말까지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요소수를 확보해뒀다"고 강조했다.

새벽배송 서비스를 위탁 운영하는 SSG닷컴과 홈플러스 역시 지입사에 요소수를 지원하기 위해 물량을 확보했다.

SSG닷컴 관계자는 "본사는 운송사와 계약을 맺고 있어, 운송사 측에 요소수로 인해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당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비축분이 다 떨어질 경우, 이들도 추가적으로 구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품귀 현상이 장기화 될 경우 배송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요소수 품귀 사태를 진화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비상점검 체계 가동하는 등 범정부 차원 대책 마련에 나섰다. 8일 기준 정부는 호주에서 요소수 2만리터를 긴급 공수하고 군이 비축한 요소수 20만여 리터를 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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