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0.75%→1%...1년 8개월 만에 1%대 진입

25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총재가 의사봉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총재가 의사봉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5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로 인상하면서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이날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과 일치하는 결과다. 앞서 23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바 있다.

금통위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1.25% 이후 1년 8개월 만에 1%대에 진입했다.

금통위는 코로나 19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내리고, 같은 해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까지 낮춘 후 1년 3개월 동안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이후 올해 8월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0.75% 수준으로 올린 데 이어, 오늘 0.25%포인트를 추가 인상했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가계 빚 증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빠르게 오르는 물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세 등에 금융불균형이 심각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내년에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금리 정상화 지속을 시사했다.

특히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금의 기준금리 인상 과정이 긴축이 아닌 ‘정상화’의 과정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 총재는 실질 기준금리나 중립금리 수준을 감안하더라도 현재는 완화적인 여건이라고 진단했으며, 이례적으로 낮춘 기준금리 수준을 정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내년에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1 분기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 점이다. 또한 지난 10월 통방문에서 ‘점진적’이라는 문구를 ‘적절히’라고 수정한 것을 이번 11 월 통방문에서도 유지했다. 이주열 총재가 이에 대해서도 다시 언급하면서 연속 인상이 안된다는 인식을 깨기 위한 표현변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는 국내외 경기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주열 총재의 주택가격 상승, 가계부채 누증 발언 등을 통해 금융불균형 리스크 대응을 위한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인플레이션 및 금융불균형 리스크 대응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이후에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과 경기상황을 고려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0%로 유지했다.

지난 7월 초 이후 다섯 달 가까이 코로나19 4차 유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제 회복세에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 호조와 위드 코로나에 따른 소비 회복, 정부의 지원금 등 재정 정책 효과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의 경우 원유·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소비 수요 증가 등을 반영해 각 2.0%, 2.3%로 각각 올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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