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대형사고에 '아이파크' 신뢰도 급추락...전국 정비현장 퇴출 요구 빗발쳐
시공사 선정 앞둔 관양현대 재건축 사업장 '현산' 참여 반대...롯데 수주 선정 가능성↑

오는 2월 5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는 안양시 관양현대아파트에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참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사진=일요경제)
오는 2월 5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는 안양시 관양현대아파트에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참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사진=일요경제)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HDC현대산업개발, 보증금 돌려줄 테니 제발 떠나주세요!”  "무너진 기업! 현대산업개발 퇴출!"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광주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공사가 부실공사로 인해 외벽이 붕괴하면서 전국 재건축, 재개발 현장에서 ‘아이파크 손절’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해 ‘아이파크’ 브랜드를 적용하기로 했던 현장에선 브랜드 가치 하락과 부실시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시공사 교체나 아파트명 변경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또한 시공사 선정을 앞둔 전국의 재건축, 재개발 현장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참여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입구에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참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리면서 선정 결과에 정비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양시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오는 2월 5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다.

이 사업은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일대에 지하 3층 ~ 지상 32층, 공동주택 15개동, 1305가구 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현재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각각 200억원의 보증금을 내고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자금 조달 방법, 공사비 자동이체 등 여러 쟁점에서 첨예한 대립구도를 보이는 중이다. 특히 자금조달 부분에서 롯데건설은 지급보증을 통해 우리은행에서 8136억원조달을 제시했고, HDC현대산업개발은 SPC설립을 통해 2조원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각각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 화정동 건물 붕괴 및 사망 사건 이후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1월 11일 기준 2만5750원에서 1월 15일 현재 1만8750으로 -27.1% 감소하면서 시총 1조 2000억원대로 곤두박질 쳤다.

시총 1조2000억원 회사가 과연 2조원에 달하는 사업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이마저도 도급계약서 상에는 SPC 조달이 아닌 조합원 직접 조달로 명기되어 있어 조합원 입장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사업진행 가능성에 의문이 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이밖에도 HDC현대산업개발에서 공개한 도급계약서에 따르면 분양수익금 등의 자금이 공동명의의 통장에 입금되면 익일 현대산업개발로 자동이체 되게끔 명시되어 있는데 이는 조합 협의 후에 이체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여러 쟁점에서 조합원들의 꼼꼼한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측은 12~18일 양생 기준을 지켰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압수수색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충분한 양생기간을 거치지 않은채 6일에 1개층씩 올라간 것으로 밝혀지며, 부실공사 정황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실종자 수색, 분양 계약자 피해대책 등 아직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자진퇴진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HDC현대산업개발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죽을 각오로 다시 뛰겠다"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잇따른 안전사고의 후폭풍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전국적인 '反현대산업개발', 'NO아이파크' 요구가 거센 가운데 관양현대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일요경제)
(사진=일요경제)

한편, 지난 1월 11일 광주 화정동의 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초유의 신축 건물 붕괴 및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능력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면서 전국의 현장에서 ‘아이파크’ 브랜드 개명 및 안전진단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 운암3단지 재건축 조합에서는 3개사가 구성한 컨소시엄에서 현대산업개발을 빼달라고 요구 중이다.

또 서울 강남구 서울 강남구 개포1단지 주공아파트 재건축인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일부 조합원들은 최근 단지명에서 ‘아이파크’를 삭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아파트는 총 74개동, 6702가구 규모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이 중 101~137동을 시공한다.

이밖에 부산 촉진3구역 재개발 조합과 창원 신월2구역 재건축 조합도 HDC현대아이파크 시공에 따른 부실시공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시공사의 방지대책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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