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N 숨고르기…신작 부진·확률형아이템 논란
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최대 실적 달성
위메이드·컴투스 블록체인 사업 본격화

(사진-각 사 CI)
(사진-각 사 CI)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대형사는 실적이 다소 부진했던 반면 중견사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대형사들은 주 수익원인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휩싸였고 기대했던 신작 반응이 저조했다. 반면 대형사들이 주춤하는 동안 중견사들은 약진했다. 특히 새로운 성장동력에 주목하며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3N’ 맏형격인 넥슨은 지난해 주춤한 실적을 내놓으며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 결정타를 날릴 신작이 없었던 탓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넥슨은 올해 온라인, 모바일, 콘솔 등 플랫폼을 넘나들며 신작을 폭격해 반등을 꾀할 계획이다.

지난 8일 넥슨이 도쿄증권거래소에 공시한 2021년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 8530억원(2745억엔), 영업이익은 9516억원(915억엔)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대비 6%, 18% 감소한 수치다. 다만 순이익은 1조 1943억원으로 전망치를 웃돌았다. 넥슨은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시장 활성화로 호조를 띈 다른 빅테크 기업과 다르게 넥슨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눈에 띄는 신작 게임이 부재했던 영향이 결정적이다.

넥슨 관계자는 “2020년 연간 모바일 매출 역대 최대 기록으로 인한 기저효과와 2022년 신작 개발에 집중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11월 글로벌 출시한 블루 아카이브가 전망치를 뛰어넘는 매출 호조를 보이고, 서든어택 등 대표 지식재산권(IP)이 견조한 성과를 보이면서 전망치는 유지할 수 있었다.

넷마블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넷마블은 매출 2조5059억원, 영업이익 1545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0.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3.2% 감소했다. 지난해 6월 ‘제2의 나라’, 8월 ‘마블퓨처 레볼루션’ 등을 잇달아 출시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2021년은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근무환경의 변화와 신작 출시 지연 등으로 인해 당초 목표했던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며 “올해는 NTP에서 선보인 많은 신작 라인업과 함께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등 신사업이 조화를 이루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5일 실적을 발표하는 엔씨소프트 실적 전망치도 낮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5월 출시한 ‘트릭스터M’, 8월 출시한 ‘블레이드&소울2’가 기대에 못 미친 만큼 저조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반면 그동안 ‘3N’ 그늘에 가려져 있던 중견 게임사들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2K’로 불리는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은 3N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매출액 1조88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성장했다”고 10일 공시했다. 당초 3N에 이어 ‘2조(원매출)클럽’ 가입도 유력했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3% 줄어 6396억원을 기록했다. 마케팅 비용 증가, 계절적 비수기, 서비스 안정화 노력 등이 이유라고 크래프톤은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1조125억원, 영업이익 1143억원, 당기 순이익 5203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4%, 영업이익은 72% 증가했고 순이익은 무려 671% 늘었다. 카카오게임즈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스마일게이트에 이어 연매출 1조원을 넘긴 6번째 게임사로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게임즈의 선전은 신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성공 덕이다. 지난해 6월 출시한 오딘은 ‘절대 강자’였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를 제치고 100일 이상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중견 게임사 위메이드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44% 증가한 561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3260억원, 순이익은 485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다. 순익만 보면 국내 게임사 3위 안에 드는 수치다. P2E 게임 ‘미르4’가 세계 시장에서 선전했고, 암호화폐 ‘위믹스’ 유동화(매도) 매출이 반영된 결과다.

컴투스도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컴투스는 올해 블록체인 게임 시장 진출과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 사업 전개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11일 컴투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560억원, 영업이익 527억원, 당기순이익 124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 매출이 전년대비 9.2% 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으나 영업이익은 53.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62.4% 늘어났다.

컴투스의 연간 실적 상승은 4분기부터 위지윅 등 연결 종속회사 편입으로 국내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4분기 실적은 매출 1734억원, 영업이익 111억원, 당기순이익 241억원이다.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8.5%, 전분기 대비 53.4% 증가했다. 4분기 새로 잡은 미디어 부문 국내 매출 519억원이 더해지며 큰폭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7.2%, 전분기 대비 13.8% 줄었다. 연결 종속회사 편입에 따라 인력이 증가하고 관련 외주용역비 반영으로 비용이 증가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글로벌 시장 호조로 해외 매출이 상승했고 연결 종속회사 편입으로 국내 매출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라며 “영업비용은 신규사업 추진 및 연결 종속회사 편입에 따른 인력 증가, 연결 종속회사 미디어 사업 관련 외주용역비가 반영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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