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5만원 회복 때까지 최저시급만 받겠다“
대표 맡은 회사 자사주 수억원 규모 매입 행보 '눈길'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남궁훈 카카오 단독 대표 내정자가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주가 15만원 회복 시점까지 연봉을 보류하고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위기의 카카오 구원투수가 될지 주목된다.

14일 IT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취임 예정인 남궁훈 대표 내정자는 지난 10일 사내게시판과 페이스북에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제 연봉과 인센티브 지급을 일체 보류하며, 15만원이 되는 그날까지 법정 최저 임금만 받도록 하겠다"며 "주가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지만 제 의지와 목표의식을 설정하고 공유하는데 쉽고, 명료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기준 9180원으로, 연봉으로 환산하면 2300만원이다.

그는 또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면 그 행사가도 15만원 아래로는 설정하지 않도록 대표이사에게 요청드렸다"면서 "카카오의 대표이사로서 스스로 배수진을 치고, 다시 우리 카카오가 사회, 주주, 크루(임직원) 여러분께 사랑받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카카오 주가는 14일 기준 8만 8800원이다. 지난해 카카오는 문어발식 사업 확대로 인한 골목상권 침해 논란, 연이은 자회상 상장과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로 이미지가 훼손 되는 등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태다. 지난해 고점대비 45.9% 하락했다.

경영진 주식 매도 사태 이후 한동안 뒤숭숭 했던 카카오는 남궁 내정자의 발표로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영진의 이익 챙기기 행보에 지친 카카오 구성원들을 위한 사실상 '구원투수'로 여기는 분위기다.

남궁 내정자는 과거 CJ인터넷, 위메이드 대표이사로 재직할 때도 수십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 행보를 보였던 바 있다.

앞서 카카오 신임 대표로 내정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들이 카카오페이의 유가증권 상장 한달만인 지난해 11월 스톡옵션을 대량 행사해 수백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과는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CJ인터넷 대표였을 때에는 2010년 1월 10억원 상당의 자사주 6만 9760주(약 10억원)를 매입했으며 그해 7월에는 2만 7230주(3억원)를 추가로 사들였다.

위메이드 대표로 자리를 옮긴 남궁 당시 대표는 2012년 3월 위메이드 자사주 6400주(15억원)를 취득했다. 이어 그해 4월에도 자사주 3150주를 주당 평균 9만4922원에 취득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위메이드는 높은 단가에도 불구하고 남궁 대표가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취득하는 이유는 책임경영 의지와 성장에 대한 강한 확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게임부문 재건을 위해 2015년 말 카카오의 게임총괄부사장(CGO)로 합류한 그는 2016년 4월 당시 카카오 주식 10억원 규모(1만165주, 액면분할 전 기준)를 매입하기도 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남궁훈 대표 내정에 발 맞춰 지난 10일 창사 이래 첫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향후 3년간 별도기준 잉여현금흐름의 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5%는 현금배당으로 10~25%는 자사주매입 또는 자사주 소각 위해 사용되는데 올해에는 특별자사주 소각을 합쳐 총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 예정이다.

남궁 내정자는 향후 카카오 경영 방향성에 대해 "사회가 카카오에 기대하는 역할에 부응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큰 책임감을 갖고 ESG 경영에 전념할 것"이라며 "메타버스 등 미래 기술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며 글로벌로 카카오의 무대를 확장하고, 기술기업으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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