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두산에너빌리티·현대중공업지주→HD현대로 변경
미래 지향점 담은 사명 통해 신사업 전환 속도

사진 위부터 두산에너빌리티, HD현대 (사진-각 사 CI)
사진 위부터 두산에너빌리티, HD현대 (사진-각 사 CI)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중공업계에 사명(社名)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제조업 중심 이미지를 탈피키 위해 간판을 변경, 미래 신사업 전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 관리를 졸업한 두산중공업이 '두산에너빌리티'로 사명을 바꾸고 재도약에 나선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사명을 두산에너빌리티(Doosan Enerbility)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사명은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새 사명에서 에너빌리티(Enerbility)는 에너지(Energy)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조합어로, 이 두 가지의 결합을 가능하게 한다는 'Enable'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측은 "자사 에너지 기술로 윤택한 삶과 청정한 지구를 만들며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의 본질적인 핵심 가치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양한 비즈니스를 포괄할 수 있는 확장 가능성, 다른 기업명과의 차별성, 언어적 표현의 적합성 등을 검토한 결과 '두산에너빌리티'를 가장 적절한 사명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에따라 두산중공업은 지난 2001년 한국중공업에서 두산중공업으로 이름을 바꾼 지 21년 만에 사명을 변경하게 됐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사명은 회사의 현재 모습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담아내기에 충분치 않은 면이 있었다"며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부합하면서도 회사의 미래 지향점을 제시할 수 있는 사명으로 변경키로 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가스터빈, 수소, 해상풍력, SMR(소형모듈원전) 등을 성장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3D 프린팅, 디지털, 폐자원 에너지화 등 신사업도 발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사명 변경을 계기로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사명에서 '중공업'을 떼고 신성장 동력 강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지주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명에서 ‘중공업’을 떼어내고 기술 중심 그룹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고 사명을 ‘HD현대’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오는 28일 정기 주주 총회를 통해 사명 변경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새 사명 HD현대는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사명 변경은 제조업 중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투자 지주회사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향후 미래 사업 분야의 신성장 동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발굴·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새로운 사명은 회사의 미래 지향점을 담고 있다”며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투자형 지주회사로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그동안 신사업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 지난 2020년 선박 자율 운항 솔루션 전문 회사 아비커스를 설립해 지난해 한국 최초로 선박 완전 자율 운항에 성공한 바 있다.

같은 해 3월 한국투자공사(KIC)와 1조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해 선도적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 인수 및 지분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투자 전문 자회사인 현대미래파트너스를 통해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인 메디플러스솔루션을 인수했다. 미래에셋그룹과 340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해 디지털 헬스케어·바이오 분야의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해 육성키로 하는 등 투자를 이어 가고 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은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 사장은 올 초 열린 ‘세계 가전 전시회(CES) 2022’에서 ‘퓨처 빌더’와 ‘해양 모빌리티 기업’이라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정 사장은 “세계가 성장하는데 토대를 구축해 온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난 50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다가올 50년은 세계 최고의 퓨처 빌더가 돼 더 지속 가능하고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운항 기술을 기반으로 한 해양 모빌리티가 우리의 새 미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운항 친환경 기술로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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