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사업 추가하기로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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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게임업계가 이달 말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하는 가운데 블록체인 사업 전진배치에 나선다. 앞서 넷마블, 컴투스, 위메이드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뛰어들면서 이번 주총을 통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중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오는 29일과 30일 각각 주총을 연다. 넥슨은 일본 증시에 상장돼 있는 상황이어서 국내 주총이 없다. 그러나 계열사인 넷게임즈와 넥슨지티의 주총이 오는 25일로 예정돼 있다. 게임 업계 ‘2K’로 떠오른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은 각각 28일과 31일에 컴투스와 펄어비스, 위메이드는 29일과 30일, 31일에 각각 주총을 갖는다.

올해 주총에서 눈에 띄는 것은 블록체인 분야를 신사업으로 확장하는 게임사가 많다는 점이다. 신성장에 대한 고민이 블록체인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지금까지 주요 수익이었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한계에 부딪히자 새로운 수익원을 찾은 셈이다. 블록체인 기술과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이 접목된 ‘돈 버는 게임(P2E·플레이투언)’이 대안으로 제시되자,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흐름을 따라가는 모양새다.

이번 주총에서 컴투스, 크래프톤, 네오위즈 등은 정관을 변경,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컴투스는 오는 29일 주총에서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블록체인 기술 관련 기타 정보서비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다.

컴투스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C2X’와 기축 통화 ‘C2X(CTX)’ 토큰을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토큰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와 ‘후오비 글로벌’을 통해 공개됐다.

C2X(CTX) 상장 이전에 진행된 투자 라운드에서는 2500만 달러(한화 약 303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C2X 프로젝트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입증했다. FTX 벤처스, 점프 크립토, 애니모카 브랜즈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테라, 해시드, 스카이바운드, 갤럭시 인터랙티브, 블록체인 코인베스터스, 크립토 닷컴 등 20여 개의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게임,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아우르는 글로벌 리딩 기업들이 함께 했다.

컴투스 그룹은 해당 생태계의 주요 콘텐트 공급자로 올해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 ‘월드 오브 제노니아’ 등 10개 이상의 Web3 게임을 공급해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오는 31일 주총을 앞두고 있는 크래프톤은 사업 목적에 '블록체인 관련 사업·연구 개발업'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밖에 평생교육 외 관련 시설 운영업·영화·드라마·영상물·디지털 콘텐츠 제작 및 유통·음악 및 음반 제작·유통업 등을 사업 목적에 더한다.

크래프톤 매출 중 상당 부분이 배틀그라운드에서 나와 수익 다변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네오위즈도 이번 주총에서 정관에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추가한다. 네오위즈는 블록체인 자회사인 네오플라이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네오플라이는 지난달 가상자산 지갑, P2E, S2E, NFT 등을 아우르는 블록체인 오픈플랫폼 ‘네오핀’을 출시했다. 네오핀의 핵심 비전은 ‘연결’과 ‘확장’이다.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를 시작으로 ‘크립토 골프 임팩트’, ‘브레이브나인(BRAVE NINE)’, ‘아바(A.V.A)’ 등 클레이튼 네트워크 기반의 P2E 게임 3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네오플라이는 최근 ‘네오핀 토큰(NPT)’을 MEXC 글로벌 거래소에 첫 상장한 이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에 상장했다. 네오핀 토큰은 네오핀에서 사용되는 유틸리티 토큰이다. 향후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에서 기축통화로 사용될 예정이다.

사외이사 선임·블록체인 사업 추진 언급도

국내에서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위메이드는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한승수 교수 선임 건을 다룰 예정이다. 위메이드는 주총소집공고를 통해 "최근 위메이드는 게임과 블록체인을 연계하는 메타버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블록체인에 관련 법제도의 미비로 인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한승수 후보가 회계학 전문가로서 위메이드가 직면하고 있는 이슈들에 대하여 각종 안건을 심도있게 검토하고 조언할 것으로 판단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법조계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넷마블 등 두 게임사는 글로벌 P2E시장 진출을 예고한 상태이지만 국내에서는 금지돼 있다. 법조계 인사를 영입해 규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넷마블은 다른 업체와 비교해 비교적 이른 지난 2018년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17일부터는 자체 기축통화 기반 블록체인 생태계 'MBX'와 'MBX 월렛'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올해 발표하는 신작 가운데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골든 브로스 △챔피언: 어센션 등 6종에 블록체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아직 정관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사업을 추가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공식적으로 블록체인 게임 사업 추진을 선언한 게임사들도 다수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주총에서는 다루지 않지만 이미 내부적으로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30일 개최하는 주주총회 일정을 안내하면서 "당사에서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다수 개발하고 있으며, 당사 게임에 NFT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펄어비스도 이번 주총에서는 블록체인 관련 안건을 다루지 않지만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P2E'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정경인 펄어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을 통해 "기술의 발전으로 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수익까지 창출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은 이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러한 변화에 당사는 몇 년간 관련 기술을 연구하며 도입 가능성을 검토했다. 현재 준비 중인 사안은 빠르게 단계적으로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이번 주총 소집공고 사업개요를 통해 신규사업으로 블록체인을 언급했다. 데브시스터즈는 "가상현실(VR), 블록체인 등의 신기술을 활용한 신규 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내외적인 성장과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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