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전 회장 장남, SK네트웍스 이사 선임
경영전면 나서는 한화 김동관…'신사업' 진두지휘
효성 조현준·조현상, 계열사 이사로 선임
현대家 3세 정기선, '현대重그룹 핵심' 한국조선해양 대표로

왼쪽부터 정기선 한국조선해양 사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최성환 사업총괄, 효성 조현준 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정기선 한국조선해양 사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최성환 사업총괄, 효성 조현준 회장 (사진-각 사)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국내 주요 그룹 3세 경영인들이 이달 주총에서 잇따라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그룹 핵심 사업을 총괄하면서 경영 승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 최성환 사업총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최 총괄은 최종건 SK그룹 창업주 차남인 최 전 회장의 장남으로 1981년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카이기도 한 그는 런던비즈니스스쿨(LBS)에서 MBA(경영학석사) 과정을 마쳤다. 2009년 SKC 전략기획실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SK㈜ 상무와 글로벌사업개발실장을 거쳐 2019년 SK네트웍스에 합류했다.

재계에선 최 총괄의 사내이사 선임을 계기로 SK네트웍스의 3세 경영체제 전환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9.14%를 갖고 있는 그룹 지주사 SK㈜다. 최 총괄은 지분 1.89%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최 총괄은 블록체인 사업 등 미래 유망 영역에 대한 10여 건의 초기 투자를 이끌며 SK네트웍스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이사회는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을 본격화하는 올해 최 총괄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기업가치 제고와 지속 성장을 위한 실행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도 3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는 오는 29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한화 측은 "불확실성이 커진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책임경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동관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2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지난해 3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를 맡아 한화그룹 우주사업 종합상황실인 '스페이스허브'도 지휘 중이다.

한화솔루션 이사회는 "미래사업 발굴과 사업 재편 등을 주도하며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기여했다"며 "향후 사내이사로서 각 사업 분야가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는 데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김 사장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화의 지분율을 늘려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인 수소와 우주사업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동관 사장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경영승계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은 금융 계열사를 도맡고, 삼남인 김동선 상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을 맡으면서 호텔·유통 사업을 책임지게 됐다.

효성은 지난 18일 주주총회를 열어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준 회장과 삼남 조현상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키로 의결했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지난 17일 열린 그룹 핵심계열사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주주총회에서도 각각 사내이사에 올랐다.

지난 201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조석래 명예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뒤 장남 조현준 회장과 삼남 조현상 형제가 경영을 맡아왔다. 하지만 그간 지주사인 효성에서만 사내이사로 등재, 계열사 사내이사로는 나서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처음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조 회장은 향후 2년 간 그룹 실적 개선과 미래 먹거리 발굴 등 책임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2017년 조현준 회장 취임 후 효성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상황이었던 2020년을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경영능력 입증했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의 투자 확대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효성티앤씨는 세계 1위 스판덱스 업체로 글로벌 증설을 추진 중이다. 타이어코드 세계 1위 기업인 효성첨단소재는 수소 소재를 신성장 동력을 키우는 상황이다. 지난해 효성그룹의 전체 영업이익 2조 8000억 원 가운데 효성티앤씨의 비중은 51.4%, 효성첨단소재는 15.8%에 달한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장남인 정기선 한국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22일 열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정 사장은 곧바로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도 선임됐다.

정 사장은 28일 열리는 현대중공업지주 주총에서도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2013년 경영에 참여한 이후 약 10년 만에 정 사장이 그룹 경영을 공식 총괄하게 된 것이다.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의미다.

정 사장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선박 제조 외에도 자율운항, 로보틱스, 수소 등의 분야에서 선도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상태다. 정 사장은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십 빌더(Ship Builder)를 넘어 인류를 위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퓨처 빌더(Future Builder)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조선사의 이미지를 벗고자 지주사 사명을 ‘HD현대’로 변경하는 안건도 상정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 3세 경영인들은 기존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그룹 신사업 발굴을 통해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아야 하는게 공통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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