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개정 자본시장법 적용...특정 성별로 이사회 구성 불가
대우건설, HDC현산, 코오롱글로벌 아직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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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전통적으로 남초 현상이 두드러졌던 건설업계에서 최근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가 한창이다. 오는 8월 개정 자본시장법 적용으로 특정 성별로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지난 24일 개최한 제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첫 여성 사외이사로 신수진 한국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를 선임했다.

신 교수는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 연구교수를 역임했고 문화역서울284 예술감독, 일우재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 예술분야에서 활동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지난 17일 주총을 열고 첫 여성 사외이사로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최 교수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환경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 현재 환경부 중앙환경정책위원회 위원, 산림청 산림복지심의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중견 건설사들도 여성 사외이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 25일 열린 주총에서 강혜정 계명대 음악공연예술대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강 교수는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 후 미국 뉴욕 메네즈 음대에서 석사·최고연주자 과정을 거친 예술 전문가다.

태영건설도 지난 18일 개최한 주총에서 양세정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양 교수는 제20대 한국소비자학회 회장과 공정거래위원회 비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에 나선 이유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과 관련이 있다.

개정안은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 법인은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성 참여를 늘려 이사회 다양성을 확보하고 기업 경쟁력을 더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 법은 지난 2020년 8월 5일부터 시행됐다. 시행일로부터 2년까지 유예가 가능함에 따라 오는 8월 5일 이후에는 예외 없이 적용된다. 

이미 선제적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건설사도 여럿 존재한다. 삼성물산은 지난2020년 제56기 정기 주총에서 회계전문가인 제니스 리 S-Oil 사외이사 겸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을 영입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주총에서 조혜경 한성대 IT융합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GS건설 역시 조희진 법무법인 담박 대표변호사를 지난해부터 임기 3년 사외이사에 선임한 상태다.

한편, 아직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못한 주요 건설사로는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코오롱글로벌 등이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정기 주총에서 여성사외사를 선임하지는 않았지만 임시 주총을 통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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