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사내이사 재선임, 국민연금 반대 뚫고 원안대로 통과
매년 시총 1% 이상 자사주 매입, 경상 배당수입 30% 이상 배당키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국민연금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룹 투자 전문 지주사인 SK㈜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SK㈜는 오는 2025년까지 시가총액의 1% 이상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고 매년 경상 배당수입의 30% 이상을 배당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SK㈜는 29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3층 수펙스홀(SUPEX Hall)에서 ‘'제3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 4개 안건이 상정됐으며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사내이사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외이사로 이사회 의장인 염재호 고려대 전 총장·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각각 재선임됐다.

앞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최태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며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민연금은 SK㈜ 지분 8.38%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17.5%, 최 회장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이사장은 6.5%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국민연금 반대에도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던 이유다. 국민연금은 2016년과 2019년에도 최 회장 사내이사 선임 건에 반대했었으나,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막지 못했다.

SK㈜는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강조했다.

이날 장동현 SK㈜ 대표이사 부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올해 보유 자산 포트폴리오와 투자전략을 재정비하는 한편, 투자 전문성을 강화하고 주주환원을 포함한 경영체계를 고도화할 것"이라며 "거친 시장 환경 속에서도 적극적 수익 실현과 자산 효율화를 통해 차별적 성과를 달성하는 진정한 프런티어(Frontier)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 강화 방안도 발표됐다. 이성형 재무부문장(CFO)은 "경상 배당 수입의 30% 이상을 배당하는 기존 정책에 더해, IPO 등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발생한 이익을 재원으로 2025년까지 매년 시가총액의 1% 이상 자사주를 매입할 것"이라며 "자사주 소각도 주주환원의 한 옵션으로 고려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투자담당 임원들은 각 사업별 투자성과와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김양택 첨단소재투자센터장은 "반도체소재와 배터리소재, 전기차 공급망(SCM) 영역에서 선제적 투자를 해오고 있다"며 "올해는 그룹14 합작회사(JV)의 음극재 상업설비 완공, 베이징 이스프링과의 단결정 양극재 사업 합작회사 설립 등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소재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성장 동력(모멘텀)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바이오 투자센터장은 "지난해 CMO(원료의약품 위탁생산) 통합법인 SK팜테코의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9% 성장했다며 "프랑스 이포스케시 인수, 미국 CBM 투자 등 고속 성장 중인 세포·유전자 치료제 CMO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올해는 CMO 부문에서 기존 합성 원료의약품 사업의 안정적 성장과 세포·유전자 치료제 사업의 조기 가치 성장을 이루고, 제약 부문에서도 고성장 바이오 신약 분야에 진출해 '제2의 SK바이오팜'을 육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무환 그린 투자센터장은 "'탈탄소'를 기치로 내걸고 대체 에너지·지속가능식품·환경기술·이산화탄소 처리 등 4대 핵심 영역을 위주로 해외 유망 자산에 대한 거점 투자와 사업화 기반을 확보해왔다"며 "올해는 이 같은 자산을 기반으로 국내와 아시아 지역 사업을 가속화하는 한편 글로벌 핵심사업 기반을 지속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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