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하이엔드 브랜드 사용 확대
SK에코플랜트 · 포스코건설 새 브랜드 준비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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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강남권 최고가 단지에 집중됐던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들이 지방 광역시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단지 가치 상승 기대감에 고급화를 요구하는 조합들이 늘면서 건설사들이 기준에 벗어나더라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는 건설사들은 새로운 브랜드 출시를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 광주 광천동 재개발,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에 각각 제안했다. 나아가 소규모 정비사업 및 리모델링까지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안하면서 사용처를 늘리고 있다. 

DL이앤씨 역시 올해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부산 우동1구역 재건축, 대구 수성1구역 재개발사업에서 각각 제안해 시공권을 확보했다.

건설사 하이엔드 브랜드는 서초‧강남 등 강남권이나 한강변 단지 입성을 위한 히든카드로 최초 등장했다. 때문에 기존에는 평당가격, 자재, 입지 등 높은 기준점이 도입됐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에서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를 남발하면서 기준점이 모호해진 상태다.

이와 관련해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각 사마다 하이엔드 브랜드 사용 기준이 있지만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치열해 조합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요구하면 거절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 이라고 밝혔다.

실제 롯데건설은 지난해 흑석9구역에서 조합원들의 르엘 요구에 거절 의사를 밝혔으나, 시공사 자리가  위태로워지자 결국 '르엘' 카드를 꺼낸 바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는 대형 건설사 중에서는 새 아파트 브랜드 출시를 검토하는 곳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드파인(deFINE)’, ‘라테오(Lateo)’, ‘에피토(Epito)’, ‘아펠루나(Apelluna)’, ‘제뉴(Genue) 등 5개 아파트 브랜드를 새로 출원했다. SK에코플랜트의 상표등록출원서를 보면 아파트·주상복합·오피스텔·상업용 건축 상품에 이들 브랜드를 적용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정확히 하이엔드 브랜드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올해 브랜드를 출시하려고 지금 사업팀에서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도 새 아파트 브랜드를 출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건설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12월 노량진3구역 재개발 수주 입찰에서 단지명으로 ‘포스코 더 하이스트’를 제시했다. 포스코건설의 기존 아파트 브랜드 더샵을 쓰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 출시에 대해서 검토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의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 과열이 기존의 브랜드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남발하다 보면 기존 가치가 하락해 소비자들이 가치를 인정하지 않게 된다”며 “브랜드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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