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 조작 방식·착한 BM 통했다
PC 버전 자체 결제 시스템 매출 관건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사진-넥슨)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사진-넥슨)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넥슨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돌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원작의 재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100% 수동 조작을 통해 손맛을 고스란히 구현한 점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지나친 과금 유도가 없다는 점이 흥행요소로 꼽힌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대표 이정헌)이 서비스하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이 지난 1일 양대 마켓인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및 매출 순위 1위에 올랐다.

던파 모바일은 ‘액션 쾌감’이라는 개발 슬로건을 내걸고 과거 오락실에서 즐기던 수동 조작 손맛을 고스란히 구현한 2D 액션 게임이다. 아름다운 전설과 비참한 전쟁이 공존하는 아라드 대륙에서 벌어지는 모험가들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번 출시 버전에는 △귀검사 △격투가 △거너 △마법사 △프리스트 등 대표 캐릭터 5종과 전직 캐릭터 11종이 포함됐다. 아울러 연속 스킬 공격(콤보)으로 상대방과 대결하는 결투장, 최대 6명의 이용자가 힘을 합쳐 공략하는 난도 높은 로터스 레이드, 캐릭터에 나만의 개성을 입히는 아바타 등 원작 던파 핵심 콘텐트를 모바일 플랫폼에 담아냈다.

넥슨은 이용자 편의를 고려해 모바일 계정과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 PC 버전도 지원한다. 이용자는 언제 어디서든 에뮬레이터(스마트폰 앱을 PC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가 아닌 별도 클라이언트를 내려받아 모바일과 PC에서 동일한 플레이 경험을 느낄 수 있다.

현재는 매출 순위 3위로 내려왔으나 출시 1주일만에 엔씨소프트 ‘리니지형제’와 카카오게임즈 ‘오딘: 발할라라이징’을 제치고 정상에 진입한 것 만으로도 흥행이 상당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향후 던파 모바일과 리니지W가 정상을 놓고 순위 다툼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PC 매출을 제외한 모바일 실적만으로 최고 순위를 차지했다는 점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전체 이용자 가운데 30% 가량이 PC로 던파 모바일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PC 버전 매출을 더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분석이다. PC버전 매출은 애플이나 구글 등 오픈마켓에 수수료 30%를 떼어 주지 않아도 되는 매출이라는 점에서 매출 규모에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넥슨은 던파 모바일 출시 당시 PC에서도 던파 모바일을 플레이할 수 있는 별도 클라이언트를 선보였다. 이때 모바일 기기 뿐 아니라 PC클라이언트에서도 던파 모바일 유료 상품을 결제할 수 있게 했다.

모바일의 경우 매출 30%를 애플이나 구글 등 오픈마켓에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지만 PC 클라이언트의 경우 이러한 수수료가 없다. PC로 던파 모바일을 즐기는 이용자가 늘수록 넥슨 수익도 덩달아 커진다는 의미다.

던파 모바일을 기점으로 이러한 모델을 도입하는 게임사들이 하나 둘 씩 늘 것으로 전망된다.

무리한 과금 유도를 없애고 비즈니스모델(BM)의존도를 낮춘 점은 흥행요소로 꼽힌다.

던파 모바일 유저들은 대체로 과금이 과하지 않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과금 모델이 전작 대비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무과금 이용자도 캐릭터를 충분히 육성할 수 있고 상점 내 아이템 가격도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는 반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이용자들 사이에서 무리한 과금유도로 ‘돈슨’이라며 비판 받아왔던 오명을 지우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모습이다.

앞서 네오플 개발진은 출시 전 온라인 간담회에서 게임의 수명을 갉아먹는 과도한 BM은 지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원만 네오플 실장은 지난 2월 이용자 소통 방송에서 "특판 패키지, 이달의 아이템 등 PC 던파의 주력 상품군 대부분을 그대로 차용했고 '봉인된 자물쇠'라는 과금 요소가 있긴 하지만 이용자들이 우려하는 방식의 가챠 판매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만 네오플 라이브디렉터는 “던전앤파이터와 함께 청춘을 보낸 한 사람으로서 매출 순위에 대한 목표를 세우지 않았었고, ‘재미있다’라는 말을 가장 듣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이용자 목소리를 들으며 좋은 업데이트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체질 개선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절체절명의 각오로 넥슨컴퍼니 임직원 모두가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냈다”며 “사랑받는 게임사가 되기 위해 오로지 이용자가 생각하는 게임의 재미를 찾아가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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