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국회의원 출신 도지사... 행정력 및 정치력 기대
전문성 부족... 제 2의 김현미 지적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가 11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가 11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첫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기획위원장이 깜짝 발탁된 가운데 부동산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모습이다.

원 내정자가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재선 도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여소야대 정국을 잘 풀어나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지만, 국토교통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우려 섞인 반응도 나온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 인선에서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이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것을 두고 업계에선 깜짝 발탁이라는 반응이다.

원 내정자가 내각 인선 과정에서 검증 동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입각 가능성이 거론되긴 했지만, 그동안 부동산이나 교통 분야와의 접점이 거의 없었기에 국토부 장관직을 맡길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앞서 정치권 등에서는 윤 당선인의 부동산공약을 짠 김경환 서강대 교수와 심교언 건국대 교수 등이 새 정부의 국토부 장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윤 당선인은 전날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서 원 내정자에 대해 “공정과 상식이 회복되어야 할 민생 핵심 분야인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전문가로 보기 어려운 원 후보자의 파격 발탁에 대해 문재인 정부 초대 국토부 수장이던 김현미 전 장관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윤석열 당선인이 출신 지역과 상관없이 전문가를 모셔 국정 운영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원 내정자는 전문가로 보기 어렵다”며 “장관직을 수행하게 되면 전문가들의 의견을 많이 청취해 김현미 장관의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원 내정자가 3선 국회의원과 두 차례 제주도지사를 지내 행점경험이 풍부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잘 풀어나갈 인물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새 정부의 첫 번째 장관이 단순히 부동산·주택에만 역량이 집중된 것도 바람직하다고만 볼 수 없다”며 “도 행정이라는 좀 더 넓은 범위를 다뤄본 경력자도 고려할 만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또 "지금은 직접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실무진 수준이 아닌 '필요한 정책의 효율적인 선별과 집행'을 지원하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원 내정자가 전문가 조직은 물론 국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부처를 이끌어나간다면 현 시점에서 적절한 후보자 지명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도 “원 내정자는 도지사를 거쳤고 후보시절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공부를 많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 작업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얼마나 받아들이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잘 분석한다면 좋은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 내정자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정책 전반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과 임대차3법 등 현 정부의 핵심 부동산 정책을 차기 정부에서 손질하는 것과 관련해 정교하고 신중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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