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확장 속도·계열사 30~40개 정리
증권가 “장기적 성장잠재력 유효”…새 정부 규제 완화시 수혜 기대

남궁훈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남궁훈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카카오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매출 비중을 3년 안에 30%대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와 함께 문어발식 사업 확장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계열사 30~40개를 줄이겠다는 강수를 띄웠다.

지난해 6월 17만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플랫폼 규제, 경영진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 등 악재로 반토막 수준이 됐다. 계속된 부정적 주가 흐름으로 남궁훈 대표가 카카오 주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밝히는 등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반등에 성공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1700원(1.81%) 오른 9만 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6월 17만원을 넘겼던 카카오 주가는 골목상권 침해, 문어발식 경영, 경영진 스톡옵션 ‘먹튀’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추락하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이후 플랫폼 규제 완화 기대감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주가는 다시 하락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관련해 역동성과 혁신이 저해되지 않도록 자율규제 원칙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카카오는 지난해 독과점 문제로 도마에 올랐던 대표적 플랫폼 기업인 만큼 규제가 완화될 경우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위기에 빠진 카카오는 최근 공동체 상생안과 글로벌 사업 청사진을 제시하며 기업가치와 신뢰 회복에 나섰다. 카카오는 지난해말 기준 134개였던 계열사를 올 연말까지 100여개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지적된 이후 카카오는 꽃배달·간식배달·샐러드배달 등의 사업을 접은 상태다. 

'내수 기업' 꼬리표를 떼기 위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올해 카카오는 해외 매출을 40% 이상 성장시키고 해외 매출 비중을 현재의 10%대에서 3년 내 30%대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단순한 카카오톡 연계 서비스를 넘어 플랫폼과 콘텐츠, 지식재산권 등을 앞세워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1분기 시장 추정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 주가 하락은 인건비로 인한 이익 감소 전망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증권가는 올해 카카오의 인건비가 약 46% 상승하며 인건비 부담이 영업이익을 압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광고와 커머스 등 플랫폼 부문 매출이 성장이 둔화한 가운데 파격적 연봉 인상 등으로 비용 증가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발표한 전 직원 연봉 15% 인상으로 1분기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간으로도 신규 인원 충원과 임금 상승으로 인건비가 약 46% 증가해 영업이익을 압박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15만원에서 14만원으로 6.6% 하향 제시했다. 그는 “단기 성과 눈높이 조정은 필요하다”며 “최근 매크로 경기 불확실성이 카카오 실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성장성 회복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새 성장동력으로 블록체인이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은 NFT 거래와 메타버스 특화 블록체인으로, 보라는 P2E(돈 버는 게임) 게임 등 콘텐츠 분야에 활용될 것이란 예상이다.

카카오는 최근 주가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카카오 시총은 올해 초 51조420억원에서 지난 12일 41조9940억원으로 17.73% 쪼그라들었다. 3개월만에 9조원 넘게 사라진 것이다.

지난달 29일 신규 선임된 남궁 카카오 대표는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 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현재 138개에 달하는 계열사도 올해 말까지 100개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남궁 대표는 “15만 원이 적정 주가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남궁 대표는 “회사 내부에서 판단하는 적정 주가를 말씀드리기 민감하고 어렵다”며 “15만 원이라는 목표를 중심으로 여러가지 보상안을 짰기 때문에 의지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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