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 시총 1.1조·SK쉴더스 3.5조 도전
원스토어, 점유율 14.5%…"글로벌 사업 확장"
SK쉴더스, 보안 대장주 에스원 넘나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SK스퀘어 자회사인 원스토어와 SK쉴더스가 다음달 IPO(기업공개)에 나서는 가운데 얼어붙은 공모주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분기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첫 ‘조(兆)’단위 공모주인 만큼 그간 다소 침체됐던 공모주 시장을 살리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오는 25~26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할 계획이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3만4300~4만1700원으로, 최대 2777억원을 공모한다.

원스토어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1110억원이다.

원스토어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가 양분하던 시장에 통신 3사와 네이버가 합심해 내놓은 토종 앱 마켓이다. SK스퀘어가 48.41%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NAVER(25.45%)와 KT(3%), LG유플러스(0.72%) 등이 주요 주주다.

SK스퀘어의 또 다른 자회사 SK쉴더스도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SK쉴더스는 사이버 보안 업체 SK인포섹이 물리보안 기업 ADT캡스를 흡수합병해 출범했다. ADT캡스는 국내 물리보안 업계 2위, SK인포섹은 사이버보안 업계 1위 브랜드다. 합병 이후 ADT캡스로 사명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10월 SK쉴더스로 변경했다.

SK쉴더스는 다음 달 3일과 4일 수요예측에 나선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3만1000~3만8800원, 최대 1조516억원을 조달한다. 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3조5052억원으로, 공모가 상단으로 상장에 성공할 경우 보안 대장주에 오르게 된다.

두 회사 모두 SK그룹 계열사로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만큼 공모 시장에서 흥행 여부를 두고 관심이 뜨겁다.

(사진-원스토어)
(사진-원스토어)

먼저 원스토어는 '앱마켓 공룡' 구글과 애플이 장악한 국내 앱마켓 시장에서 토종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최근엔 구글와 애플이 자사의 결제 시스템인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수수료 30%를 가져가면서 원스토어(수수료 20%)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원스토어의 경우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기업가치가 약 2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보수적인 수준에서 몸값이 결정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원스토어는 글로벌 앱마켓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토종 앱마켓이라는 강점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 점유율은 14.5% 수준에 그쳐 몸값을 낮춰 IPO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진한 실적도 또다른 이유다. 원스토어는 최근 3년간 꾸준히 외형 성장을 이뤄왔다. 지난 2019년 매출 1351억원에서, 2020년 1552억, 2021년 214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적자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적자 51억원을 2020년 9억원까지 줄였으나, 20201년 다시 적자 57억원을 기록했다.

원스토어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원스토어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성공하면, 자연스레 국내 콘텐츠 사업자의 관심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을 '글로벌' 사업 확장에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개발사와 상생하며 글로벌 앱마켓의 독점에 맞서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성장하고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반독점 추세 속에 가장 성공적인 대안 앱마켓 사업자로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올해는 글로벌 시장 도전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SK쉴더스
(사진-SK쉴더스

SK쉴더스는 지난 2018년 5월 박정호 부회장이 SK텔레콤 사장 시절 직접 진두지휘해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으로부터 1조2760억원에 ADT캡스 지분 100%를 인수해 품에 안은 회사다.

합병 이후 기존 SK그룹 정보보안 기업 SK인포섹과 그룹내 보안 사업부문을 모두 통합하고 IPO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려 했으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치면서 상장일정을 전면 보류시켰다. 이후 지난해 사명을 SK쉴더스로 변경하고 상장을 재추진해 이번에 공모에 나서는 것이다.

경비 등 물리 보안 부문은 SK쉴더스가 에스원에 이어 2위지만 최근 매출 증가세가 가파른 사이버·융합 보안 사업을 고려하면 시가총액 3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쉴더스는 2021년 매출액 1조5497억원, 영업이익 1218억원, 당기순이익 1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6.8% 성장한 수치다. SK쉴더스의 사업은 △사이버보안(인포섹) △물리보안(ADT캡스) △융합보안(SUMiTS) △안전 및 케어(Safety&Care) 등으로 구분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물리보안인 ADT캡스 매출은 9170억원, 정보보안인 인포섹 매출은 3351억원, 융합보안 매출은 2448억원, 안전&케어 매출은 528억원으로, 물리보안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큰 상승폭을 보인 것은 융합보안 매출이다. 융합보안 매출은 건물·시설관리, 산업안전, 재난관리, 융합보안 플랫폼, 운영기술·산업제어시스템(OT·ICS) 보안, 건물 및 산업현장 모니터링 등이 포함돼 있다. 전년대비 90.8% 증가했다.

스마트홈 세이프티, 무인주차, 방역 등 신사업으로 삼고 있는 안전&케어 매출은 전년대비 39.4% 늘었다.

사이버 보안은 권한 없는 접속이나 다양한 사이버 공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협에 대응해 시스템과 통신망을 보호하는 서비스다. 사이버 보안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지난해 이 분야 매출은 335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8.2% 증가했다.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온라인 서비스 이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전체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긴급 출동·경비 등 물리 보안 사업의 매출 성장률은 4.5%에 그쳤다.

시장 일각에서는 국내 물리 보안 1위인 에스원 시총이 2조 7000억 원 수준인데 SK쉴더스 희망 공모가 범위가 2조 8000억~3조 5000억 원대로 책정된 것을 놓고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물리 보안 업체보다 성장성이 월등한 사이버 보안 사업을 고려하면 SK쉴더스의 몸값이 적정하게 평가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SK쉴더스의 향후 경쟁 업체는 에스원이 아니라 안랩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SK쉴더스는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과 연구개발(R&D) 인프라, 인력 영입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박진효 SK쉴더스 대표이사는 “보안산업이 융복화 및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수혜를 입는 성장 산업이고, 특히 정보보호 규제 강화 등 ESG라는 거대한 파도는 국가의 근간과 국민의 삶을 지키는 SK쉴더스에게 더 큰 기회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라이프 케어 플랫폼으로 진화 중인 당사는 그 속도를 더하기 위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이사는 또 “공모를 통해 모은 자금은 AI, 빅데이터(Big Data) 분석 등 ICT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 등 글로벌 기술기업 인수 등에 활용해 글로벌 라이프 케어 플랫폼으로의 도약과 주주가치 극대화의 초석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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