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SK에코플랜트, 현대건설, 코오롱이앤씨 등

버려진 페트병을 원재료로 활용한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GFRP) 보강근.(사진-SK에코플랜트)
버려진 페트병을 원재료로 활용한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GFRP) 보강근.(사진-SK에코플랜트)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다양한 업사이클링 활동을 실행하며 지속가능한 경영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와 리사이클링의 합성어로, 버려지는 폐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재활용과 달리 가치를 높인다는 의미에서 '새 활용'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의 자회사 포스코O&M은 최근 에코나이프 펀딩수익금으로 사회복지시설대상 기부금 전달식을 가졌다.

지난해 포스코O&M과 소셜벤처 자이너가 협업해 제작한 ‘에코나이프’는 포스코O&M의 사업장에서 폐고철을 수거해 대장장이 장인 기술을 접목시켜, 사회적 가치를 담아낸 친환경 가정용 나이프다. 한 달간 실시한 에코나이프 크라우드펀딩은 1701% 달성했으며, 1700만원이 모여 성황리에 종료됐다.

포스코O&M과 자이너는 사회복지시설 지온보육원, 영락애니아의 집 대상으로 1000만원 상당의 묘목나무를 지원하고, 서울시복지협의회와 함께 포스코O&M 직원들이 나무심기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모회사 포스코건설도 지난해 포스코 계열사 포스코ICT, 포스코A&C와 함께 `국산 폐페트병 재생섬유(K-rPET)로 만든 친환경 근무복` 을 제작키로 하고 티케이케미칼과 형지엘리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서 티케이케미칼은 국산 폐페트병을 원료로 한 재생섬유(K-rPET)를 생산하고, 형지엘리트는 이 섬유로 근무복을 제작해 향후 2년간 포스코 3사에 공급하기로 했다. 3사는 안전조끼와 근무복 상의 등 7000여벌을 구매하기로 했다.

안전조끼 1벌은 500ml 페트병 10개, 근무복 상의 1벌은 30개 정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7000여벌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투명 페트병 약 7만 5000개 정도를 재활용할 수 있는데, 이 페트병을 폐기, 소각한다고 가정하면 탄소배출량을 4.5톤을 줄이는 셈이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690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양과 같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포스코가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와 같이 생활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탄소저감활동을 지속 실천해 `Green with POSCO(함께 환경을 지키는 회사)` 달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정착에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페트병을 원재료로 활용한 철근 대체물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GFRP) 보강근 생산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20일 GFRP 보강근 전문기업 케이씨엠티(KCMT), 친환경 신소재 기술기업 카본화이버앤영과 함께 생산라인 구축에 공동 투자한다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 등 3사는 GFRP 보강근 원료 중 하나인 ‘함침제’를 버려지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생산하는 기술에 대한 공동 특허를 출원했다.

3사가 공동으로 구축하는 신규 공장은 전 공정 자동화를 통해 기존 철근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80개의 생산라인을 구축해 오는 2024년까지 연 4만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추가 투자를 통해 2027년까지 연 20만톤 규모로 생산능력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건설자재 특성상 색상에 구애받지 않아 투명한 페트병뿐 아니라 유색 페트병도 사용할 수 있어 페트병의 자원순환율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최근 건설 원자재 시장에 닥친 위기를 혁신적인 친환경 소재 개발을 통해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한 감각적인 건축 자재를 공동 주택 조경 시설물에 선보인다. 이를 위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건설 본사에서 아모레퍼시픽과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플라스틱 용기 분쇄물을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와 혼합한 건설용 테라조 타일을 제조해 공동주택 현장에 적용할 방침이다. 우수한 강도와 내구성을 가진 업사이클링 테라조 타일은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 연출이 가능해 조경 시설물 등에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적용 예정 현장은 ‘힐스테이트 수지구청역’,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그리고 ‘힐스테이트 포항’ 등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글로벌 뷰티 기업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친환경 ESG 경영을 강화하는 기회를 마련했다”며, “국제 디자인 어워드를 연속 수상한 감각적인 디자인 능력을 더해 최고의 상품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의 모듈러 건축 자회사 코오롱이앤씨는 지난해 사회적기업 세진플러스와 '업사이클 친환경 섬유패널 활용에 관한 업무제휴'를 맺었다.

섬유패널은 섬유 폐기물을 부직포 형태로 가공해 접착제나 화학제품의 첨가 없이 열접착 방식으로 만드는 고밀도 패널이다. 기존의 가공 목재보다 강도와 내구성, 난연성 및 흡음성이 뛰어나 벽이나 바닥, 천장 등의 건축물 내장재를 비롯해 지붕, 외벽 등의 외장재, 붙박이장 가구 등의 용도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코오롱이앤씨와 세진플러스는 향후 사업역량과 기술을 접목해 섬유패널의 성능을 개선하고 새로운 업사이클링 신소재개발과 업사이클링 소재의 용도 확대에 힘을 모을 계획이다.

코오롱이앤씨 관계자는 "섬유패널 같은 업사이클링 건축자재를 적극 활용하고 새로운 기술을 추가로 개발해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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